몽골 올란바토르에서도 '육상양식' 통해 해수어 양식
바닷물보다 위생적이며 어류의 빠른 성장 가능
양식과 수경재배를 함께하는 '아쿠아포닉스'로 친환경적

몽골에서 순조롭게 자라고 있는 하이브리드 식용 물고기의 무게를 측정하고 있다. /일본 오카야마 과학대학 갈무리

바다를 면하지 않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Ulaanbaatar)는 해발 1300m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바다 물고기, 그것도 다금바리를 볼 수 있다. 몽골에서 민물과 바닷물을 모두 포함해서 처음으로 시도된 어류양식, 그것도 '육상양식'이 성공한 결과다.

2019년 9월 약 500여 마리의 치어를 가지고 시작한 이 시도는 일본 오카야마 과학대학의 야마모토 준 교수가 개발한 '호적환경수(好適環境水)'라는 인공사육수를 활용해 진행되고 있다. 해수에 존재하는 원소 중 대상 어종에게 필요한 원소를 배합해서 담수와 섞어 농도를 조절한 물이라고 보면 된다. 연구진은 호적환경수를 통한 양식이 해수보다 세균 문제에서 안전하며 불필요한 물질을 없앨 수 있고 대상 어종의 빠른 성장을 촉진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왼쪽) 2019년 9월부터 치어 양식이 시작됐다. (오른쪽) 양식에 사용하는 현지의 10톤 탱크 /일본 오카야마 과학대학 갈무리

흰다리새우의 경우 해수에서는 보통 출하시킬 수 있는 성장 무게인 30g까지 4~5개월이 걸리는 반면, 호적환경수에서는 3개월 내로 가능하다고 말한다. 연구진은 불필요한 염분이 없어서 물고기가 받는 부담이 덜한 것이 원인이라고 예상하고, 자연환경보다 안정적인 환경이 스트레스와 발병을 줄이는 효과를 더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호적환경수는 2005년 해수에 사는 플랑크톤을 담수로 키워보려고 시도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연구 결과 플랑크톤의 번식에 성공, 이후 해수어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 닿았고 양식에 필요한 성분 및 성분 사이의 황금 비율을 찾는 연구로 연결되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 비율을 찾았고 2006년 '인공사육수에 의한 양식 시스템' 특허 출원을 성공했다. 이후 복어, 참치, 새우 등 14종의 양식에 성공, 현재는 백화점을 통해 재료와 요리로써 판매가 되고 있다.

덴 마야의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인공사육수 양식 새우 /

야마모토 준 교수는 "물고기가 성장하는 수온을 유지하기 위한 열원만 있으면 산이나 내륙 국가에서도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전기, 수도가 정비되지 않은 태국이나 캄보디아 같은 나라와도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덴 마야에서 판매되는 '오카야마 리다이렉션 장어 밥상' /

현재는 호적환경수를 물고기 양식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야채를 함께 재배하는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도 시도하고 있다. 아쿠아포닉스는 Aquaculture(양식)과 Hydroponics(수경재배)를 함께하는 차세대 순환형 식량생산 시스템을 말한다. 물고기의 배설물을 미생물이 분해해서 식물이 영양으로 섭취하게 되고 물도 정화되는 구조다. 바닷물에서는 식물이 자랄 수 없음에도 가능하며 실제 토마토나 소송채를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쿠아포닉스의 개념도 /EARTH.ORG 갈무리

인구증가와 수산자원의 고갈, 식량자원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에 대량의 사료와 배설물로 인한 해상 양식의 오염도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적 문제와 높은 생산단가로 쉽지 않았던 육상양식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자 우리 역시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시간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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