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T 박정훈 교수팀, 쥐 뇌 조직 뒤 목표물 이미징 성공
빛 파면제어 영역 줄여 효율성 개선·광치료,광유전자 변형에 응용가능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 '옵티카' 4월호 출판 예정

효율적인 파면왜곡 제어 실험 모식도.
생물조직에 의한 산란 왜곡을 상쇄시키는 파면을 생체조직에 조사함으로써 파면왜곡제어를 구현한다. 조절 가능한 조리개를 부착해 개구수 줄여 기존의 파면개구수를 모두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효율적이다. /이미지=UN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빛의 투과 한계를 뛰어넘어 생체조직 너머 또 다른 조직을 투시해 또렷이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산란되는 빛 자체를 제어할 수 있는 파면 왜곡제어 기술이 등장한 이후 생물 조직 내의 세포나 단백질 등에 의해 왜곡된 빛 마저도 한 지점으로 모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긴 시간 조직에 입사하는 파면을 바꾸면서 결과를 측정해야 하는데 비해 동 시간 대비 더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 연구팀은 현미경 대물렌즈 중앙 영역을 통과하는 빛의 경로를 선택적으로 수정하여 또렷한 초점을 만드는 새로운 파면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옵티마(Optica) 4월호에 논문명 'Limiting the incident NA for efficient wavefront shaping through thin anisotropic scattering media'로 출판될 예정이다.

효율적인 파면왜곡 제어를 적용한 쥐 뇌 속 신경세포 이미징.
실제 효율적인 파면 왜곡제어로 쥐 뇌 속 신경세포를 이미징 했을 때 보이는 차이. /이미지=UNIST 제공

생체조직은 보통 100μm(마이크로미터, 10-6m) 두께가 되면 광학현미경 투과 관찰이 힘들다고 한다. 그 이유는 생체조직의 구성 물질이 단백질과 지질 등으로 다양해서 빛의 산란이 많기 때문이다. 빛의 산란은 초점이 맞지 않게 되고 이미지는 흐릿하게 보인다.

연구팀은 산란된 빛의 경로를 수정해 원래 관찰하려 했던 초점으로 보내는 파면제어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로 710μm 두께의 쥐 뇌 조직 뒤에 숨겨진 형광비즈(구슬)를 또렷이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효율적인 파면왜곡 제어와 기존 파면왜곡제어 방법의 비교 설명. (좌단) 파면왜곡제어 없이 일반적인 평면파(Plane wave)10)를 렌즈를 통과하여 조직에 입사시키게 된다면 하나의 초점으로 모이지 못하고 모두 산란되어 스페클 패턴을 만든다. (중앙) 기존의 파면왜곡제어 방식은 입사하는 빛의 파면의 개구수를 모두 사용하여 발생하는 왜곡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우단) 본 논문에서는 동일한 빛의 세기를 사용했을 때 입사하는 빛의 파면의 개구수를 줄여 파면왜곡제어에 사용하는 것만으로 동일한 파면왜곡 제어 시간을 사용하여 기존 방식대비 높은 세기의 초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진=UNIST 제공

빛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의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파동의 위상(골 또는 마루 등)이 같은 지점을 이으면 파면(wave front, 波面)을 얻는다. 파면 위상(모양)이나 세기를 조절해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을 파면 왜곡 제어 기술이라 하며, 파면 왜곡 제어기술은 빛이 한 초점에 모일 수 있도록 왜곡된 파면을 상쇄 하는 복잡한 파면을 새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 파면 제어법은 대물렌즈 가장자리를 통과하는 저에너지 빛은 버리고 중심 영역을 통과하는 고에너지 빛만 선택적으로 골라 초점으로 보내 초점 세기를 강화하는 방식인데 실제 동일한 파면제어 시간을 소모한 경우, 기존 기술 대비 형광신호 세기가 8.9배의 효과를, 형광비즈와 주변 배경 간 신호 대비는 2.1배가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기술은 이미지 해상도와 비례하는 값인 개구수(NA)를 줄였음에도 고품질 이미지를 얻었다는데서 기존 이론과 대비되는 결과다.

710μm 두께의 쥐 뇌 조직을 통과한 형광 비드 이미징 과 신호세기 선 그래프. 고정시킨 쥐 뇌 조직을 투과하여 조직 뒤에 있는 형광비드를 파면 왜곡제어를 통해 이미징한 결과. 입사하는 파면의 개구수가 (c) 0.33 일 때 보다 (b) 0.22 에서 (a) 0.15 로 줄면 이미지의 세기와 대비가 동시에 상승한다. (e) 각 이미지의 노란색 점선 부분을 따라 형광 세기를 선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이때 점선은 각 선 그래프의 최대 세기로 정규화한 그래프를 의미한다. 개구수를 0.15로 줄여서 파면 왜곡제어를 통해 이미징 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란매질 없이 개구수를 모두 사용한 이미지(d) 보다 뛰어난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f).
710μm 두께의 쥐 뇌 조직을 통과한 형광 비드 이미징과 신호세기 선 그래프. 고정시킨 쥐 뇌 조직을 투과하여 조직 뒤에 있는 형광비드를 파면 왜곡제어를 통해 이미징한 결과. 입사하는 파면의 개구수가 (c) 0.33 일 때 보다 (b) 0.22 에서 (a) 0.15 로 줄면 이미지의 세기와 대비가 동시에 상승한다. (e) 각 이미지의 노란색 점선 부분을 따라 형광 세기를 선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이때 점선은 각 선 그래프의 최대 세기로 정규화한 그래프를 의미한다. 개구수를 0.15로 줄여서 파면 왜곡제어를 통해 이미징 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란매질 없이 개구수를 모두 사용한 이미지(d) 보다 뛰어난 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f)./사진=UNIST 제공

진형원 연구원(제1저자)은 "생체 조직과 같은 매질(빛이 통과하는 물질)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고에너지 빛만 선택적으로 파면제어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이미징 방식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훈 교수는 "생체조직내로 빛을 투과시켜 병변을 치료하는 기술이나 생체 조직의 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 등으로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유전학은 특정 파장을 가진 빛에 반응해 생물의 유전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기술을 의미하며, 빛에 반응해 계폐가 조절되는 이온 채널을 세포나 생물체에 발현시킨 후 세포나 조직을 활성화시켜 관찰하는 방법이 이에 해당한다.

좌측부터 박정훈 교수, 진형원 연구원, 황병재 연구원, 이상원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이번 연구로 기존에는 신호가 너무 미약해 관찰이 불가능했던 두께의 생체샘플에서도 가시광선을 사용해 이미지를 얻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광선치료법이나 광유전학과 같이 조직내부에 전달되는 빛 에너지 기반 기술 등의 확장이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원들의 사진 속 미소가 유난히 아름답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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