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습기·자외선·산소에 취약
꼿꼿이 세워서 보관할 수 없다면 눕혀서 보관하는 것을 추천
보관을 위한 관리 시 장갑 착용, 정기적인 청소

새로 산 책의 깔끔함과 촉감은 읽기 전부터 특별한 만족감을 준다. 여기에 맘에 드는 책을 다 읽은 후 포만감은 이 만족감을 지키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즐겨 소장하는데 책도 잘 보관하는 방법이 있다.

책은 수분, 즉 습기에 약하다. 종이의 주 성분인 셀룰로오스(cellulose)는 수분흡수율이 높은데 이는 종이의 안정성과 강도를 떨어뜨린다. 그러므로 건조한 곳에 보관하거나 숯·굵은소금·습기 제거제 등을 같이 배치해서 습기를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여름철 같은 경우는 책을 보관하는 곳에 제습기를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책 보관에 적정한 온도는 20℃ 이하, 습도는 40~50% 정도가 이상적이다.

셀룰로오스(cellulose) 화학구조 /이미지=리서치 게이트

종이를 구성하는 또 다른 성분 리그닌(lignin)은 자외선 및 산소와 쉽게 반응한다. 우리가 오래된 책에서 겪는 변색이 이 리그닌과 밀접하다. 변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책을 가급적 어두운 곳에 보관하거나 책장에 가리개를 설치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어두운 곳에 보관한다고 해서 창고나 지하실과 같은 공간은 절대 금물. 이런 곳은 앞서 말한 습도 관리는 물론 온도조절도 어렵기 때문에 책에 있어서 최악의 환경이다.

리그닌(lignin)의 화학구조

오염된 공기에서 발견되는 질소와 황 성분은 책의 열화 속도를 높여 수명을 깎는다. 특별히 보관하고자 하는 책은 산소와 오염된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진공상태로 밀봉하고, 주변에 공기청정기를 놓는 것을 추천한다.

책은 똑바로 세워서 꼿꼿이 보관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눕혀서 보관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방법이다. 세로로 바르게 보관하지 않을 경우 소위 책의 '등뼈'가 휘어버리기 쉽다. 책장과 맞지 않거나 크고 무거울 경우도 있어 이런 경우는 가로로 평평하게 보관하는 것이 낫다.

보관을 고려하는 책에 침을 묻히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신경을 쓰자면 책을 만질 때 면장갑을 쓰거나 최소한 비누로 손을 깨끗이 하는 걸 추천한다. 손에서 나오는 기름기와 세균은 피할수록 좋기 때문인데 손 소독제는 추천하지 않는다. 종이에 묻게 되는 손 소독제로 인해 책이 변색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기에 손상된 도서 청소방법 /NLR-물·화재·주형 복원 영상 캡처

이 같은 주의와 함께 정기적인(주~월 단위) 책 청소를 병행하면 책을 오랫동안 보관하는데 주효하다. 책 청소는 책을 닫은 채로 부드러운 천으로 표지와 가장자리를 닦아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며, 필요시 부드러운 브러시를 장착한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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