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화학 반응 조건을 가상 환경에서 찾을 수 있어
향후 화학 산업의 여러 반응에 응용 가능 기대
화학연 화학플랫폼연구본부 장현주 김현우 박사팀과 김용태 박사팀

원하는 생성물(C2 화합물)의 수율은 높이고 부산물(숯, coke)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사용된 인공 꿀벌 군집(Artificial Bee Colony) 알고리즘 그림 (Reaction Chemistry & Engineering 저널 뒷표지 그림)
원하는 생성물(C2 화합물)의 수율은 높이고 부산물(숯, coke)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사용된 인공 꿀벌 군집(Artificial Bee Colony) 알고리즘 그림 (Reaction Chemistry & Engineering 저널 뒷표지 그림) /한국화학연구원 

인공지능으로 메탄을 산화제 첨가 없이 유용한 화학원료로 바꾸는 실험을 가상 수행하고 실험실에서 검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지난 22일 한국화학연구원이 밝혔다.

이것은 높은 온도, 가스 속도, 압력 등의 까다로운 조건의 실험을 직접 실험실에서 수행한 250개의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가상 수행하여 기존보다 수율을 10% 이상 높이면서도 실험실에서 이를 직접 검증한 연구다. 

수율이란 투입된 전체 메탄 양 대비 최종 화학원료로 나오는 양의 비율을 뜻한다.

온실가스인 메탄(Methane)은 석유화학 공정과 셰일 가스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에 따르면 전세계 연간 메탄 발생량 9억t 중에 대부분이 난방과 발전용으로 사용되며, 화학원료로 사용되는 것은 7.8%에 불과하다.

연구원들은 메탄을 화학원료로 전화해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으나 메탄을 산소 투입 없이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촉매공정은 기술수준이 매우 높고 부산물이 많이 발생해 상용화되지 못했다. 상용화를 위한 기본 수율은 보통 학계에서 25% 이상, 부산물 선택도는 20% 미만으로 예측하고 있고, 부산물인 숯이 공정의 파이프라인에 쌓이면 환경과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율은 높이면서 부산물은 적게 내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 한국 정도라고 한다.

화학연 화학플랫폼연구본부 장현주 김현우 박사 연구팀과 김용태 박사팀은 인공지능의 기계학습과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인 에틸렌 등으로 직접 바꾸는 가상 실험을 수행해 인공지능 활용 전보다 10% 이상 높은 수율을 얻었다고 밝혔다.

2019년 화학연 김용태 박사 연구팀이 부산물이 거의 없이 5.9%의 수율을 기록했는데 이후 후속 연구와 인공지능 연구 협업을 통해 2019년 수율의 2배인 13%를 달성한 것이라고 화학연은 설명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화학 산업에서 가장 많은 양이 활용되고 있고 에틸렌은 범용 플라스틱, 비닐, 합성고무, 각종 건축자재, 접착제, 페인트까지 일상의 대부분에서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한 250개의 반응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기계학습 모델을 학습시켰고, 인공지능은 기계학습 모델을 통해 스스로 온도와 속도, 압력, 반응기 구조 등 여러 조건을 미세하게 조절해 1만여 개가 넘는 가상 조건을 만들고 실험 결과물을 내보였다.

이렇게 얻어진 가상 실험 데이터를 연구팀은 인공지능의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Artificial Bee Colony)'에 적용했다고 한다.

꿀벌 군집이 꿀을 탐색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유사하게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도 여러 가상 실험 조건을 탐색하고 어느 조건에서 어떤 실험 결과가 나오는지 구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후 더 좋은 실험 결과가 나오는 조건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총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런 과정으로 연구팀은 수율은 높고 부산물은 적게 나오는 실험조건을 찾아냈고 이를 실제로 직접 실험해 오차 범위 안에서 검증한 것이다. 

해당 연구성과는 'Reaction Chemistry & Engineering'에 논문명 'Reaction condition optimization for non-oxidative conversion of methane using artificial intelligence'로 논문 뒷표지로 선정됐으며 연구팀은 이후 인공지능 활용 연구를 계속해 현재 메탄의 에틸렌 직접전환 수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연구책임자 장현주 박사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장현주 본부장은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을 가상 환경에서 찾을 수 있어서 앞으로 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여러 반응에 바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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