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호주 산불로 약 1800만 ha 이상의 산림 파괴
수억 마리 동물들 폐사 예상...개체 수 감소 추세
대기오염물질은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광화학옥시던트, 산성비 등
프레온가스, CO2, CH4, N2O등 대기미량가스...식물 독성없으나 지구온난화 일으켜

예천 감천면 증거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예천군 제공

지난 21일 오후 경북 안동시 망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산림 약 255ha가 소실되었는데, 이것은 축구장 370개 면적과 동일한 규모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산불은 22일인 오늘 낮 12시 20분께 불이 난지 21시간 만에 진화가 완료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공무원과 소방대원, 군인 등 진화인력 1400여 명과 헬기 23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산불이 나면 산림의 피해는 물론 생태계 파괴, 대기오염 등의 큰 피해를 입게 되는데, 그 유해 영향은 얼마나 심각할까.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호주의 산불로 인해 약 1800만 ha가 넘는 산림이 파괴되었고, 인근 지역 2800 가구를 포함해 건물 약 5900채가 파괴되었으며 동물 수백만 마리가 죽었다. 박쥐와 곤충 등 동물 약 10억 마리가 삶의 터전을 잃고 폐사될 것으로 예상되었고, 야생동물의 개체 수도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대기오염과 건강 영향

산불은 사망을 초래할 만큼 유해한 연기를 발생시키고 작은 대기오염 입자를 배출해 단기적으로 발생해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기 흡입은 눈과 호흡기관을 자극하고 폐 기능을 저하시키며, 기관지염, 천식, 조기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특히 어린이와 야외 근무자, 만성 질환을 가진 어르신들이 신불로 인한 피해에 취약하다.

1차 대기오염물질은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2차로는 광화학옥시던트, 산성비 등이 있으며, 프레온가스, CO2, CH4, N2O등의 대기미량가스는 식물에 독성은 없으나 지구온난화를 일으킨다.

2019년에서 2020년까지 발생한 호주 산불은 이미 400메가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시켰는데 이것은 지난 3달 동안 배출된 호주 전체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비슷한 규모다.

국제 우주 정거장 근처에서 보이는 호주 산불 연기 /NASA

산불로 인한 연기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성층권으로 상승하며 호주 산불의 경우 현재 태평양을 건너 이동해 곧 남극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연기는 호주의 주요 도시와 뉴질랜드의 대기 질을 악화시켰고 아르헨티나와 칠레까지 도달해 남아메리카 전역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한다. 

미국 과학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호주 산불로 지난해 세계 탄소 배출량의 1%에 해당하는 4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고, 최소 이 산불로 28명이 사망하고 코알라와 같은 야생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2019년 러시아는 시베리아 산불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시베리아 산불의 연기는 미국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린란드의 시시미우트 산불로 인해 그린란드의 얼음이 평상시보다 한 달이나 더 빠르게 녹아내렸으며, '세계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의 잦은 산불 발생으로 지난해 산불 건수가 2013년 이후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고 한다. 숲이 사라질수록 강우량은 더 적어지고 가뭄과 화재에 더 취약하게 되고 지구의 환경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해양 오염과 농업의 피해

산불로 인한 재들이 호주의 해변을 뒤덮었고, 이런 재는 질소와 인과 같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이로 인해 해변의 영양소 농도가 상승하게 되면 남조류로 알려진 시아노박테리아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재와 잔해로 덮여있는 호주 Eden의 Nullica강 부근 Boydtowun 해변 /사진=REUTERS, Tracey Nearmy

해양에서도 산불 연기로 인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악역향을 끼치는데, 인도네시아의 90년대 말 대규모 산불은 산호초를 폐사시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산불 피해 지역은 지금도 적조로 인해 폐사한 산호초가 수마트라의 서남쪽 멘타와이섬 사방에 쌓여있다고 전해졌다.

가축이 폐사되고, 논밭이 없어지는 농업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호주의 주요 우유 생산지인 빅토리아와 뉴사우스웨일즈가 농지와 인프라 피해를 가장 많이 겪고 있는 가운데 호주의 유제품 공급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동시와 예천군, 영주시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은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틀간 이어진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입은 산림 피해는 안동 250㏊, 예천 50㏊, 영주 5㏊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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