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라우제
불가리아 타라토르
페루 세비체
독일 알주페
이집트 하맘 마슈위

환절기의 나른함이나 평소와 다른 체력, 더운 날씨를 경험하게 되면 떠올리게 되는 보양식. 우리나라의 경우 복날에 챙겨 먹는 삼계탕, 대표적인 스태미나 음식 추어탕, 미네랄과 무기질이 풍부한 전복죽 등 다양한 종류의 보양식을 기호에 따라 즐기고 있는데 과연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코로나 시대에 직접 가는 건 당분간 어렵겠으니 랜선을 통해 먼저 알아보자.

베트남의 라우제(Lẩu Dê)

라우제 /베트남온라인 갈무리

베트남 왕족이 즐겨 먹었던 전골 형태의 요리로 산후조리식으로도 유명하다. 소 또는 염소 사골 육수에 감초·인삼 등의 약재와 버섯·부추·시금치·청경채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숯불로 항아리에 끓이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특히 주재료로 들어가는 염소고기는 지방이 적고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이 건국대 문상호 교수팀과 연구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염소고기의 항산화 활성이 양고기보다 10배 이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방법을 달리한 실험에서는 흑돼지고기보다 항산화 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는데 이는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 산소를 없애는 능력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본초강목에서는 염소고기가 허약한 사람을 낫게 하고, 강정 강장에 좋고, 위장의 원활한 작용을 보완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랩(FRAP) 검사법을 이용한 흑염소 고기의 부위별 항산화 활성 능력 비교/농촌진흥청

불가리아 타라토르(Tarator)

 불가리아의 타라토르 /Learn Bulgarian Easily 갈무리

요구르트의 나라답게 요구르트에 오이와 견과류를 곁들인 음식을 보양식으로 즐긴다. 여름에 열기를 식혀주기 위해 먹기 때문에 차갑게 먹는데 기호에 따라서 얼음을 넣어 먹기도 한다.

요구르트의 유산균이 면역력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더위에 대응하기 위한 보양식이기 때문에 수분과 비타민이 포함된 오이를 곁들이는데 효과적인 이뇨작용과 혈압조절, 피부 개선 등에 효과를 기대한다.

페루 세비체(Ceviche)

페루 옥수수를 사용한 플루크 세비체 /핀터레스트

페루의 해안지역에서 회 요리로 즐겨먹는 가정식 요리로 현재는 중남미의 대표적인 요리가 되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다양한 해산물을 값싸고 풍부하게 구할 수 있다는데 탄생 배경이 있다. 생선회를 라임이나 레몬즙에 30분~1시간가량 절였다가 양파·샐러리·아보카도·고수 등과 섞어 먹는다. 생선회 외에도 새우·오징어·콩 등 다양한 종류를 넣을 수 있다.

산도가 높은 라임의 산성이 생선을 익히는 효과와 함께 새콤함으로 해산물과 잘 어울려 애피타이저로도 자주 활용된다. 간단한 요리지만 라임의 풍부한 비타민C와 칼륨이 혈액순환을 돕고 디톡스 효과를 주기 때문에 나른한 몸을 개선해 줘 현지에서는 숙취해소용으로도 사랑받는다. 숙취해소용이지만 와인이나 맥주와 어울림이 탁월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독일 알주페(Aalsuppe)

알주페 /독일홀릭닷컴 갈무리

독일 북부지방에서 즐겨먹는 일종의 장어탕이다. 식초와 설탕으로 맛을 낸 육수를 기반으로 야채와 허브, 건과일(말린 자두, 사과, 배 등)을 넣고 마지막에 장어를 얇게 썰어 넣어 팔팔 끓여 먹는다.

장어는 비타민 A 함량이 높아 우리나라에서도 선호하는 강장식품으로,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좋은 DHA와 EPA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미국과 일본에서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장어가 해산물들 중에 수은 수치가 가장 낮은 어종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집트 하맘 마슈위(Hamam mahshi)

하맘 마슈위 /뷰트립닷컴 갈무리

식용 비둘기 안에 쌀과 향신료를 채워 넣고 구운 요리로 언뜻 우리나라 삼계탕을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이다. 강한 햇볕과 더위 때문에 고단백의 음식이 요구되는데 제격으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대표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이슬람의 교리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비둘기를 사육하고 고급 요리로 발전시킨 배경으로 보기도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일상식에서 피해야 할 금기식품(禁忌食品)이라 하여 비둘기 고기를 먹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출처 : 규합총서 閨閤叢書·부인필지 夫人必知)' 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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