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코르크 마개와 '효율적인' 스크루 캡의 지속적인 경쟁
스크루 캡 생산과정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 부각

와인과 코르크 마개 /사진=픽사베이

17세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와인병의 코르크 마개는 기능과 더불어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코르크 마개는 지중해 연안을 원산지로 하는 코르크참나무(cork oak)의 껍질을 벗겨 만드는데, 어느 정도 성장한 나무로부터 10여 년의 간격을 두고 나무의 수명에 따라 약 15-16회 체취가 가능하다.

코르크 마개는 와인의 변질에 취약한 요소인 산소의 유입을 적절히 차단하여 2차 숙성을 도모하고, 와인에 관한 정보와 진품 여부, 보관 및 품질 상태 등을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그러나 20세기 말 경제성과 환경적인 문제 요인이 대두되며 스크루 캡(Screw Cap)이 대안으로 떠오르게 됐다. 간혹 발생하는 코르크로 인한 와인의 오염 현상(Bouchonne 혹은 corky)을 피할 수 있고, 산소 유입 차단에 더욱 효과적이며 무엇보다 싸고 간편하다는 강점이 부각된 것이다.

이에 신대륙 와인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적용된 스크루 마개는 이제 와인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활용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와인 마개의 변화는 단순히 기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와인을 즐기는 문화 자체와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이에 관한 많은 설왕설래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스크루 캡 와인은 저렴한 와인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오프닝 세리머니와 같은 '의식적인 맛'의 중요성·2차 숙성 유용성에 대한 연구결과의 차이 등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다.

여기에 앞으로는 친환경 운동과의 관련성도 보다 자주 등장할 전망이다. 스크루 캡을 만들기 위해서는 석유와 알루미늄 처리 방식이 필수적이고, 그 과정에서 물과 공기의 오염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스크루 캡의 재활용 가능성은 현재 상당히 낮다.

 

북미 최대 천연 와인 코르크 재활용 프로그램인 리코크(ReCORK)에 따르면 플라스틱 코르크와 알루미늄 스크루 캡은 천연 코르크 마개 보다 9~24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때 나무와 자연을 훼손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던 코르크 소재의 반격이 와인업계에서 어떻게 이루어질지 혹은 다른 대안이 나올지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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