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V 저전압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 국내 최초 개발, 플랫폼 구축
나노미터 수준의 식별능력으로 시료의 내부구조 영상화 분석 장비
해외 제품, 구입 시 최소 10억 원 장비에 유지보수 비용 추가 구조
‘KBSI 30kV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 텅스텐 필라멘트 전자원 모델·전계방출형 전자원 모델

KBSI 한철수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투과전자현미경 소개 영상 캡쳐

기초과학 연구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장비인 '투과전자현미경'은 그동안 국내에서는 100%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국내 연구팀이 국산화에 성공하고 개발 플랫폼까지 구축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연구장비개발부 한철수 박사 연구팀은 21일 투과전자현미경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그 개발 환경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투과전자현미경은 나노미터(nm) 수준의 식별능력(분해능)으로 시료의 내부구조를 영상화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텅스텐 필라멘트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시료
텅스텐 필라멘트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시료

연구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투과전자현미경의 세계시장 규모는 7003억 원이며, 국내 수입 규모는 1300억 원으로 핵심연구장비 중 최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투과전자현미경은 일본 JEOL, Hitach High-Tech, 미국 Thermo Fisher Scientific, 체코 Delong Instruments 등 4개 제조사 만이 제작하고 있으며, 높은 기술 장벽을 바탕으로 고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공급한다. 구입 시 최소 10억 원의 장비에 유지보수 비용이 추가되는 구조다.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전 세계 투과전자현미경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으며, 고가의 중대형 모델만을 판매하고 있어 국내의 투과전자현미경의 수요자들이 고성능 모델을 필요 이상으로 높은 가격을 주고 사용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텅스텐 필라멘트 투과전자현미경 /KBSI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KBSI 30kV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은 ‘텅스텐 필라멘트 전자원 모델’과 ‘전계방출형 전자원 모델’이다. 이 현미경은 모두 낮은 전압에서 나노미터 수준의 분해능으로 세포 등의 생체 바이오 시료 및 그래핀과 같은 연성 소재 분석에 효과적이다. 

또 연구팀은 투과전자현미경의 핵심 요소 장치인 5-자유도 시료 스테이지, 복수 시료 교환 장치, 고니오미터 및 전자빔 영상 검출기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5-자유도 시료 스테이지, 복수 시료 교환 장치 - 

5-자유도 시료 스테이지(5-DOF Specimen Stage)는 현미경 내부에서 시료의 3축 병진 운동 및 2축 기울임 운동을 자유자재로 구현하여, 사용자가 시료의 원하는 지점을 관측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동 기구물이다. 시료에서 관찰하고자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Z축 높이를 유지하며 시료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이게 해준다.

KBSI는 정부출연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과 융합연구를 진행하고, 전자현미경 전문 중소기업 (주)코셈과의 협력으로 이러한 성과를 도출했다며 투과전자현미경 시작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속가능한 장비 개발 환경을 위해 개발 플랫폼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KBSI 연구장비개발부 한철수 박사 연구팀 /사진=KBSI 제공

이것은 향후 연구자나 국산 연구장비 업체가 투과전자현미경의 핵심 구성품을 개발했을 때 그 구성품에 대한 신뢰성 평가를 제공하여 후속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SI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연구자가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투과전자현미경 전체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도 개발품의 호환성과 기본 성능, 내구성 등의 성능 검증을 받아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KBSI 신형식 원장은 “그동안 축적한 분석과학기술 노하우와 연구장비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 연구개발 사업에서 불과 5년 만에 국산화 성과를 도출해냈다”며, “후속연구를 통해 국산 연구장비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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