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개 사업장, 2024년까지... 2018년 대비 33% 감축
사업장 저감계획은 지역사회와 공유, 정부와 지자체는 이행상황 확인

물질별 배출저감계획 /환경부

환경부가 국내 다량 배출 물질 중 유해성이 높고 기술적으로 저감 가능한 화학물질 9종을 1단계 저감대상물질로 선정하고 2024년까지 단계적 저감을 확대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화학물질 9종은 ▲벤젠 ▲염화비닐 ▲트리클로로에틸렌 ▲1,3-부타디엔 ▲테트라클로로에틸렌 ▲N,N-디메틸포름아미드 ▲디클로로메탄 ▲아크릴로니트릴 ▲클로로포름이다. 

올해 전국 221개 사업장 대상으로 해당 9종 화학물질이 첫 번째 적용되며, 단계적으로 취급 화학물질의 배출량과 유해성, 저감 기술 등을 고려해 2025년부터는 53종, 2030년부터는 415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2024년까지 1656톤 저감 계획

환경부는 물질별로 2018년 배출량이 가장 많은 순으로 디클로로메탄이 2824톤에서 2385톤으로 16%, 디메틸포름아미드가 1125톤에서 597톤으로 47%, 트리클로로에틸렌이 462톤에서 118톤으로 75%를 저감할 계획이다.

업종별 배출저감계획 /환경부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발암등급 1군 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 염화비닐, 벤젠, 1-2부타디엔 등 4종은 2018년 824톤 대비 60%인 495톤 배출저감이 계획됐다. 

지역별로 경기에서 620톤, 대구 339톤, 경남 272톤, 전남 179톤을 저감할 계획이며, 전국 저감 계획량 1656톤의 8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업종별로 금속가공,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에서 세정 용도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유해성 낮은 물질로 대체하는 방안을 통해 832톤을 줄이고, 섬유나 고무, 플라스틱 제조업에서 배출저감사업 도입과 관리강화 등을 통해 305톤을 저감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고자 배출저감계획서 제출기한을 4월에서 9월로 연기한 바 있다는 환경부는 지역 시민의 건강과 밀접한 화학물질의 배출저감 활동을 미룰 수 없어 기업들과 소통하고 중소 영세기업 기술지원과 저감계획에 대한 이해관게자 의견수렴을 통해 이와같은 배출저감계획을 연내 확정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처음 시행되는 이번 계획으로 배출되는 화학물질로부터 지역주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적극 참여로 가능했던 계획 수립으로 함께 협력해 행정적 기술적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고로에 1차 안전밸브(사진 속 노란색 파이프)를 설치해 재송풍 공정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사진=현대제철

철강업계의 오염물질 저감 설비 구축 노력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 제철은 최근 고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제 공정에 적용했다고 전해졌는데, 현대제철은 "고로 정기보수 후 고열의 바람을 다시 불어넣는 재송풍 작업 시 가스청정밸브인 '1차 안전밸브'를 통해 고로 내부에 남아있는 유해가스를 정화 후 배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달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대폭 저감하는 청정설비 소결기 SCR(선택적 촉매환원) 설비 준공식을 개최했다. 질소산화물은 공기중에서 수증기, 오존 등과 화학 반응해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대기오염물질로, SCR설비는 촉매를 이용해 연소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NOX)을 질소(N2)와 수증기(H20)로 분해하는 청정설비다.

소결공장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에 석회석 등의 부원료를 혼합하고 가열해 균질한 덩어리 형태인 소결광으로 가공하는 공장이다. 원료와 부원료에 포함된 질소, 황 성분은 연소과정 중에 산소와 만나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로 배출된다.

이번 SCR 준공으로 소결공장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SCR 설치 전 140~160ppm에서 최대 80% 저감된 30~40ppm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동국제강은 포항공장 형강생산라인의 가열로에 SCR 설비 1기를, 부산공장의 용융아연도금(CGL) 생산라인에 4기의 SCR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화학사고 총 613건 중 LG그룹, SK, 롯데 순으로 많이 발생  

환경운동연합이 화학물질안전원 홈페이지와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2014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총 613건이었으며, 기업별로 가장 많은 사고를 낸 기업은 LG그룹이 총 13건, SK와 롯데가 각각 8건을 기록했다.

LG는 2016년과 2018년을 제외한 매년 화학사고를 냈는데 2014년 3월27일 LG화학 대전공장에선 핵산 폭발 사고 이후 나주·서산·여수·청주 공장 등에서 운반 중 누출, 셧다운으로 인한 압력 상승, 촉매 누출로 인한 발화 등의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5월19일 LG화학 대산공장 촉매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는데 이 사고에 대해 대전고용노동청이 산업안전보건 특별감독을 벌여 83개 규정 위반을 확인했고, 과태료 12억50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럼에도 3개월 뒤 LG화학 온산공장에서 발화 사고가 일어났다.

SK케미칼과 하이닉스 공장 등에선 배관 파열, 밸브 파손 등으로 화학물질이 누출되면서 부상자가 나왔으며,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에선 지난 2017년 10월24일 전동기제어반(MCC) 판넬작업 중 폭발이 발생해 10명이 얼굴 화상,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올해 3월4일에는 롯데케미칼 서산 공장에서 압축공정 배관 폭발로 56명이 부상을 당했다.

환경단체는 2015년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시행 이후에도 상당수 기업에서 화학사고와 인명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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