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원 대상 만 12세 여성→만 18세 미만 남녀 모두로 확대 방안 추진
2007년~2008년 출생자 연말까지 HPV 예방접종 받을 것 권고
HPV 예방접종,관련 암에 대해 90% 이상 높은 예방 효과

사진=프리픽

남녀 모두에게 예방 접종이 필요한 HPV 감염증 예방접종에 대하여 국내에서는 아직 만 12세~18세 여성에게만 무료 지원되고 있는데, 지난 7일 기준 만 12세 여성청소년의 HPV 접종률은 약 86.3%로 약 20만7천명으로 나타났다. 

약 3만3천명의 미접종자는 올해 연말까지 1차 접종을 마쳐야 2차 접종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 9일 질병관리청은 2007년~2008년 출생 여성청소년들이 연말까지 HPV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HPV(Human Papillomavirus,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로 지속 감염 시 자궁경부암 등 관련 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로 지목되는 고위험 유전형 바이러스 감염방지를 위한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 중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국내 한 해 약 35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약 900명이 사망하며, HPV 예방접종은 자궁경부암 등 관련 암에 대해 90% 이상의 높은 예방 효과를 보인다. 

HPV(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설명그림 /서울아산병원
HPV(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설명그림 /서울아산병원

2007년생의 경우 올해 1차 접종 시기를 놓치면 충분한 면역력을 얻기 위해 필요한 접종 횟수가 백신에 따라 증가하게 되며, 접종 비용도 무료로 받을 수 없게 된다. 4가 백신 가다실의 경우 만 13세 초과 연령에서 1차 접종 시작 시 3회 접종이 필요하며, 2가 백신 서비릭스의 경우도 만 14세 초과 연령에서 1차 접종 시작 시 3회 접종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2세 여성청소년 총 46만 명 중에 올해 1차 접종률은 약 67.4%로 약 31만명이다. 작년 동일기간에 비해 약 1.4%p 높은 수치이고, 연령별 1차 접종률은 2007년생이 86.3%, 2008년생은 47.4%로 나타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유행 중에도 올해 사업 대상자가 지원기간 안에 빠짐없이 예방접종을 받으셔야 하며,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접종 가능일을 미리 확인 예약 후 개인위생수칙 등을 준수해 방문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HPV 예방접종 대상을 만 12세 여성에서 만 18세 미만 남녀 모두로 확대하는 방안 추진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현재 만 12세 여아만을 대상으로 하는 HPV 예방접종 대상의 연령과 성별을 확대하고 18세 미만의 남녀 모두 포함하는 내용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HPV 예방 완전접종률은 60%로, 이것은 HPV 백신주사를 맞을 때 심한 근육통 등으로 접종을 두려워하거나, 1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뒤 2차 접종을 진행해야하는 공백으로 시기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2016년 HPV 백신 도입 이후 약 170만 건 접종 후 총 116건의 이상반응이 신고되었고, 이 중 환경 심리적 요인에 의해 심인성 증상이 6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안전성이 우려되는 중증 이상반응 신고 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첫번째 발제 ‘HPV 감염과 자궁경부암 실태 분석’를 발표하고 있는 정선화 산부인과 전문의 ⓒ포인트경제
첫번째 발제 ‘HPV 감염과 자궁경부암 실태 분석’를 발표하고 있는 정선화 산부인과 전문의 ⓒ포인트경제

지난해 12월 ‘자궁경부암 완전 퇴치’ 정책토론회에서 정선화 산부인과 전문의는 "HPV는 가장 흔한 성병을 일으키며 암을 발생하는 주요원인으로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남자에서는 음경암, 두경부 인후두암 등 까지 발현된다"며 "암발생이 되는 고위험군 뿐 아니라 곤지름 같은 생식기나 성기 사마귀 등 양성종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들까지 성접촉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젊은 여성들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주 비뇨의학과 교수는 "자궁경부암이 HPV때문이라는게 밝혀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역학적 특성을 살펴보니 HPV로 인한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여성의 바이러스는 파트너인 남성에게서 왔다는 것. 구강성교로 인해 바이러스가 입으로까지 가서 이비인후과에서는 두경부암(구강암 등)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OECD 37개국 중 20개국이 남녀 모두 포함에 HPV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9월 tvN드라마 '청춘기록' 4화에서 사혜준(박보검 분)이 친구들과 함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맞는 장면에서 단순히 여자들만 맞는 백신이 아니라 남자가 맞아도 똑같이 예방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바 있다. 

최근 광고나 드라마 등에서 남성도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을 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관심도 늘고 있는 추세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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