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의 원인과 내성균의 종류
항생제 내성의 위험과 예방
인체 항생제 기관별 사용량은 '의원'이 높은 수치 나타내
감기, 비염, 기관지염, 인후염과 같은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효과 없어
항생제 처방 시, 내 병이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인지 의사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항생제 사용이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신중하게 결정

항생제 내성 /사진=픽사베이

항생제는 우리 몸에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을 효과적으로 억제시켜주는 고마운 화학물질이다. 

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 항생제의 효력이 떨어지고, 세균이 의약품 속 화학물질에 반격하고 저항하여 내성균이 살아남아 계속 증식하게 되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이것을 항생제 내성이라고 부르는데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일반적인 감염이나 질환도 평소 사용하던 항생제로 더 이상 치료할 수 없게 된다. 항생제 내성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항생제 내성의 원인

서울시민 건강포털에 따르면 우리 몸 안에 셀 수 없이 많이 있는 세균은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아닌 정상 집락균으로 우리 몸과 공생하는 관계다.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 항생제에 민감한 정상 집락균들은 죽게 되고 일부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 살아남아 증식하게 되며, 항생제를 사용하면 할수록 우리 몸의 정상 세균은 박멸하고 내성 세균은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항생제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 사용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에 항생제를 사용한다거나 동물사료, 생활용품 등에 항생제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사회 풍토는 사회 전반적으로 내성 세균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국경없는의사회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의 원인은 ▲과도한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약국이나 시장에서 질이 떨어지는 항생제를 사서 복용한 경우, ▲위생 환경이 부적절한 경우, ▲가축이나 양식 어류에게 항생제를 과도하게 투여한 경우 때문이다.


항생제 내성균의 종류와 연구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항생제 내성 감시체계 GLASS를 추진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8개 권역의 종합병원을 감시기관으로 지정해 환자로부터 분리된 주요 8종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의료 관련 감염에서 위험요소인 내성균 중 6종의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감시하고 있다.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알균(MRSA)

MRSA (NIAID)를 섭취하는 인간 호중구의 주사 전자 현미경 사진

메티실린 및 그 밖의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황색포도알균으로 이것은 폐렴, 균혈증, 심내막염, 수술 창상 감염 등 병원에서 발생하는 감염증의 중요한 원인균이다. MRSA는 1970년대 말부터 영국과 호주 등지에서 새로운 유행균주가 등장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빈도가 증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VRSA)

반코마이신 중간 저항 배양에서 채취한 황색 포도상 구균 균주

반코마이신에 내성인 황색포도알균으로, MTSA에 대한 감염이 생길 경우 글리코펩타이드계 항생제인 반코아이신이 고려되어 왔다.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의 SEM 현미경 사진

반코마이신을 포함한 글리코펩타이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장알균으로 피부, 점막, 위장관 등에 흔한 상재균이기 때문에 장알균이 동정된 경우 감염과 단순 집락화된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알균은 페니실린(penicillin)과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계 등 여러 항균제에 내성을 보이는데, 여기에 반코마이신 내성을 보이는 경우 약제 선택에 제한을 받게 된다.

다재내성녹농균(MRPA)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카바페넴계,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플루로퀴노론계 항생제에 모두 내성을 나타내는 녹농균이다. 원내 감염 주원인균 중 하나이며, 폐렴과 균혈증, 요로감염 등을 주로 일으킨다. 

녹농균 감염에는 병합요법이 추천되는데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항균제 사이에 상승작용을 기대할 수 있으며, 항균 범위를 넓혀 초기 부적절한 항균 치료를 예방하고 내성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다재내성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MRAB)

다재내성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MRAB) /보건복지부

카바페넴계,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플로로퀴노론계 항생제에 모두 내성을 나타내는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으로 녹농균과 함께 병원 감염에서 문제가 되는 원인균 중 하나로 내성률의 증가하고 있다. 아시네토박터는 토양이나 물속에 널리 존재하며 건강한 사람은 감염 위험이 매우 적으나 면역 저하자, 만성 폐 질환자, 당뇨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다. 입원환자나 인공 호흡기구 사용 환자, 장기간 입원 환자에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 속 균종으로 카바페넴은 치료의 마지막 대안으로 여겨져왔으나 최근 종종 내성이 보고되고 있다. 

CRE는 내성을 일으키는 기전에 따라 카바페넴 분해효소 생성 장내세균(CP-CRE, CPE)과 카바페넴 분해 효소를 생성하지 않지만, 카바페넴 내성인 장내세균(non-CP-CR)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CPE는 카바페네마제를 생성하는 유전자가 플라스미드를 통해 세균 사이를 이동하며 내성을 전파시키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한다. 

인체 항생제 계열별 사용량/질병관리청 원헬스 항생제 내성균 웹사이트 갈무리

질병관리청의 항생제 내성균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14년~2018년도의 인체 항생제 계열별 사용량에서 그래프상으로 2017년부터 눈에 띄게 사용량이 내려간 항생제는 베타락타메이스 억제제였다. 

베타락타메이스 억제제(β-Lactamase inhibitor)는 베타락타마 항생제에 대한 박테리아 내성에 관여하는 효소 군이다. 페니실린과 같은 항생제가 효과가 있도록 해주는 베타락탐 고리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또한 동일 기간 중 인체 항생제 기관별 사용량은 다른 종합병원, 병원, 치과병의원, 보건기관 등보다 의원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항생제 내성의 위험 예방 노력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감염병이 더 오래가고, 더 심각한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병원에 더 자주 가야 하고, 더 오래 머물러야 할 것이고, 더 비싸고 독한 약을 써야 한다. 일부 내성 감염들은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협적이다.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려면 ▲의료진의 조언을 잘 듣고 따르기 ▲처방전을 소홀히 여기기 않기 ▲감염 예방 수칙 지키기 등이다. 

의료진이 권하지 않았는데 임의로 항생제를 구입해 복용해서는 안 되며,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복용하면 항생제 내성이 더 빨리 나타난다. 또한 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죽이기 위해서 자격을 갖춘 의료진이 써준 처방전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 속 예방 수칙을 지키면 항생제 사용도 줄이고 항생제 내성이 전염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가 생활화된 요즘이지만 손 씻기, 기침할 때 입과 코 가리기 등 올바른 위생수칙은 항생제 내성의 예방에서 중요하다. 

또한 항생제 치료에 관해 궁금한 것은 의사에게 물어보고, 과거에 알레르기 부작용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의사에게 항생제를 처방받을 때 기억해야 할 것은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인 감기, 비염, 기관지염, 인후염과 같은 대부분의 바이러스 감염질환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할 경우 내 병이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인지 의사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

이런 질문은 항생제가 꼭 필요한지 의사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의료인은 항생제 사용이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신중하게 결정해 가능성이 있는 병원균에 대해 적절한 용량과 적절한 기간 동안 항생제를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국내에서 수행 중인 항생제 내성 관련 연구과제로는 ▲사람-동물-환경 간 주요 항생제 내성 기전기반 항균 타겟 발굴 ▲사람-동물-환경 교차감염 세균의 내성 전파기전 규명 및 모델확립 ▲주요 내성균 유전체 비교 분석 등이 지난해부터 2021년 12월까지 연세대학교와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진행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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