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김지윤 교수팀, 스스로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 제작 기술 개발
Science Robotics 논문 게재

불가사리 로봇 /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강인하면서 유연한 소프트 로봇 제작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의 김지윤 교수팀은 건축물에 사용하는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tensegrity structure)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움직일 수 있는 '불가사리' 로봇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텐세그리티 구조는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재료와 실처럼 팽팽하고 유연한 재료가 씨줄과 날줄처럼 엉켜있는 구조로, 적은 재료로도 강한 강도와 유연성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건축물에 주로 사용된다. 

로봇은 산업현장에 쓰이는 금속 팔 로봇을 떠올리기가 쉬운데 최근에는 간병 로봇이나 애완용 로봇 같은 새로운 형태의 로봇이 떠오르고 있어 유연한 재료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소프트 로봇을 만들 때 재료 자체의 부드러운 특성에만 의존하면 복잡한 로봇의 구동 시스템을 구현하지 힘들어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고 특수한 구조를 만들어 로봇을 구현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연구진사진] 김지윤 교수(좌측)과 제1저자인 이하준 연구원(중앙) / UNIST 제공

UNIST 김지윤 교수 연구팀은 강인하고 유연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다양한 소프트 로봇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제작 방식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텐세그리티 구조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물질들이 공중에서 연결된 구조라 일반적인 3D 프린팅 제작 기법을 이용해 로봇을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연구팀은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용성 희생틀을 이용해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구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3D 프린터를 이용해  큰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재료와 희생틀을 프린팅 한 뒤, 희생틀 내부에 유연한 재료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희생틀은 물에 녹기 때문에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불가사리 로봇의 형태와 거동. (A) 불가사리 로봇과 그 다리를 이루는 텐세그리티 구조. (B) 불가사리 로봇의 다리가 만들어내는 3가지 동적 상태. (C) 불가사리 로봇의 방향 전환 거동.
불가사리 로봇의 형태와 거동. (A) 불가사리 로봇과 그 다리를 이루는 텐세그리티 구조. (B) 불가사리 로봇의 다리가 만들어내는 3가지 동적 상태. (C) 불가사리 로봇의 방향 전환 거동. /사진=UNIST 제공

또한 개발된 구조체 제작방식과 설계 기법을 이용해 정육면체(cube), 도넛(toroid), 삼각기둥(prism) 등 다양한 형상의 텐세그리티 구조를 제작했다. 또 만들어진 텐세그리티 구조체를 기본 모듈로 사용해 5개의 다리가 달린 전기로 구동하는 불가사리 로봇을 조립했다.

텐세그리티 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에 앞으로 걷거나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가능하고 여기에 외부 자극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스마트 소재를 적용하면 스스로 움직는 불가사리 로봇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로 스마트 자성 소재를 적용해 스스로 움츠렸다 펴졌다는 불가사리 로봇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불가사리 로봇의 형태와 거동 /UNIST
불가사리 로봇의 형태와 거동 /UNIST

이번 연구는 로봇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Science Robotics’에 8월 26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지원을 받아서 이뤄졌다.

김지윤 교수는 “텐세그리티 구조의 특성을 이용하면 ‘재료’ 만으로는 만들기 어렵고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기계적 물성을 갖는 다양한 메타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복잡한 텐세그리티 구조를 쉽고 빠르게 원하는 형태로 구현 가능한 기법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다양한 형상과 기능을 갖는 유연하고 강인한 블록을 쉽게 만들 수 있어 소프트 로봇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초격자 텐세그리티 /UNIST 제공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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