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민원 발생 이후 15일 오후 1시까지 101건의 민원
현장점검 결과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으로 확인
깔따구류, 모기와 비슷하게 생긴 파리과...오염물질 존재여부 지표 유기체로 중요
인천시는 신고 접수된 지역 3만6천여 세대에 수돗물 음수를 자제해달라고 당부
공촌 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2곳에서 유충 발견

인천 서구 지역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접수된 가운데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 나온 유충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욕을 치른 인천에서 수돗물에서 깔다구류 유충이 발견돼 비상이 걸렸다. 인천 서구, 부평, 강화도에 이어 경기도 시흥시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인천 서구지역과 부평 등에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인천 서구지역에서는 주로 정수장에서 직접 수돗물을 공급받는 왕길동과 당하동 등 저층 빌라에서 발견되었으며 2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부평구 갈산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도 대량 발견돼 상수도사업본부 등에서 즉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깔따구류/출처=entomart

깔따구류는 전지구적인 분포가 있는 신마토케란 파리과에 속하며,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날개 비늘과 길쭉한 입 부분이 있는 모기와는 다르다. 깔따구류 유충은 나무 구멍, 썩은 초목, 토양 및 하수 등 거의 모든 수생 또는 반수생 서식지에서 발견될 수 있다.

동물학 지표에 따르면 깔따구류는 지표 유기체로서 중요하다. 즉, 물 속에 있는 다양한 종의 존재, 부재 또는 양이 오염물질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현대 표본은 법의학 곤충학자에 의해 사후 간격 평가를 위한 의학적 법적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깔따구 유충, 약 1cm/출처=Dietzel

정수장에서 수돗물을 정수하기 위해 사용하는 활성탄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인천시는 신고가 접수된 지역 3만6천여 세대에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수돗물 속에 벌레 유충이 있다는 최초 민원 발생 이후 15일 오후 1시까지 101건의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

인천시 서구, 부평구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15일 인천시 강화도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되었다. /사진=강화군 지역 맘카페 제공, 뉴시스

인천시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 등 유관기관과 함께 수돗물 공급과정 전반에 걸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정수 처리 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하고 있어 곤충이 소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일부 개체가 수용가까지 수도관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 공정으로 전환하는 한편 곤충 퇴치기를 설치, 여과지 세척주기 단축, 중염소 추가 투입을 실시했으며 정수지 청소를 4일 이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공촌 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배수지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강화와 검단의 배수지에 대한 청소를 시작했으며 7일 이내에 모든 배수지에 대한 청소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민원발생한 지역의 계량기 전 직수관 13곳에 필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1곳을 확인한 결과 유충이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지역 주민에게는 미추홀참물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협조 받은 생수를 지원하는 한편 대량의 급수공급이 필요한 경우 급수차를 통해 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15일 인천시는 부평정수장의 여과지에 대해 3차례 조사를 실시했으나 유충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 지역의 민원은 공촌수계와는 별개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천 '수돗물 유충' 관련자 징계 요구 청원/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수돗물 유충 발생과 관련한 청원글들이 올라왔다.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과 '인천 서구 수돗물 사태 책임 규명 및 관련 업무 관계자 교체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제목으로 각각 1만713명, 1926명의 사람들이 청원에 동의했다. 

게시자에 따르면 "작년 여름 인천 붉은 수돗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보상은 생수나 필터 교체에 관련된 비용만 제공 됐을뿐 원인에 따른 해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도 필터에 나오는 미세한 이물질이 아직 여전하고 수돗물에서 비린내까지 나고 있다. 그런데 유충이라니 도대체 관련 공무원은 얼마나 해당 지식이 없길래 작년엔 붉은 수돗물을 이번에는 유충을 만들어낸 건지 궁금하다"라고 쓰며 해결방안을 촉구했다. 

또다른 게시자는 "임신한 와이프와 뱃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런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다"며 "이것은 인재이며, 조속히 문제해결을 약속해주고, 사실을 밝혀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시 서구에 이어 부평구에서도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 유치원에서 조리원이 급식 준비를 하면서 생수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에는 경기 시흥시 가정집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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