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동안 강남역 철탑서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씨
지난 7일, 이틀째 단식 투쟁 소식 전해지기도

BBC의 "하늘에서 살고 있는 한국의 시위자" 기사 캡쳐/BBC

영국언론 BBC가 거의 1년동안 강남역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를 조명했다. 

BBC는 "61세의 김용희씨는 한국의 서울 중심가에 있는 20미터 높이의 교통탑에서 살고 있다"며 "김씨가 다국적 대기업 삼성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있으며 이것은 25년 간의 항의 중 가장 최근의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씨는 거의 30년 전 노동조합을 결성하려 했을 때 세계적인 기술 대기업 삼성에 의해 해고되었으며, 그는 그 이후로 줄곧 항의를 해왔고, 회사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향상시키기 전까지는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은 김씨의 신변안전이 최우선이며 협상에 임했다. 특정 혐의와 달리 김씨는 회사 규정에 따라 해임됐다"며 "삼성은 현 상황을 우회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7일 김용희씨는 철탑 농성을 시작한지 300일이 넘은 이날 이틀째 단식을 하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김씨는 "하루빨리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단식으로 끝장을 내겠다, 이제 죽이고 살리는 것은 삼성이 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91년 노동조합 설립을 결정하는 총회 당일날 부당해고를 당했다. 또 그는 1994년 삼성건설 러시아지점으로 복직됐는데 노조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탄압과 협박을 받고 따돌림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그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철탑은 최대지름 120㎝의 좁은 바닥 가운데에 봉과 컨트롤박스가 솟아나와 있어 잘 때 허리조차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피해자 공동투쟁은 "그간 삼성은 불법해고와 탄압의 책임자인 미래전략실이 없어져서, 또 마지막 발령지인 계열사가 없어져서 해결할 수 없다고 핑계를 대 왔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빨리 김용희 동지가 땅을 밟을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지난달 고공농성중인 서울 강남역 사거리 인근 철탑에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지난달 고공농성중인 서울 강남역 사거리 인근 철탑에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지난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노조문제 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하여 "변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도덕적 책임회피와 법적 자기 면죄부를 위한 구색맞추기식 시과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적인 잘못을 도덕적인 문제로 치환해 두리뭉실하게 사과하는 일은 제대로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재용 부회장의 발표문도 12년 전,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사과문과 같이 언제든지 휴지조각처럼 버려질 수 있는 구두선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이재용 부회장은 무노조 경영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면서도 300일이 넘게 강남역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과나 언급이 없었던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 및 재발방지 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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