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확진자 다녀간 병원 동일시간때 내원한 A씨 가족
병원 측, "저희는 소견소를 끊어드릴 수가 없다."
세종 보건소, "증상이 없으면 안오셔도 된다."
신속하고 적절한 안내 부족한 세종 보건소

이춘희 세종시장의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긴급브리핑 /세종시
이춘희 세종시장의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긴급브리핑 /세종시

세종시는 9일 기준 나흘새 코로나19 확진자 7명이 발생하면서 초비상인 가운데, 오전에 세종시장은 긴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세종시가 코로나19 지역확산 방역 대처에 안이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포인트경제에 제보를 해온 세종시에 살고 있는 직장인 A씨(37세, 남)는 내원했던 병원에서 9일 아침 문자 하나를 받았다고 했다. 

6번 확진자가 2월 29일에 이 병원에 다녀갔고, 병원은 방역과 역학 조사를 진행하며 병원직원들은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걱정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9일 긴급브리핑에서 6~8번 확진자에 대해서는 오늘중으로 접촉자를 파악하여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한 바 있다. 세종시에 따르면 6번째 확진자는 아름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으로 도담동 줌바댄스 수강생이다.

6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세종시 해당병원에서 온 문자메세지
6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세종시 해당병원에서 온 문자메세지

9일 문자를 받고 바로 A씨는 해당 병원에 전화를 해봤더니 "시청에서 조사를 하고 갔다. CCTV를 돌려보고 밀접접촉자가 있는지 다 확인하고, 지금 감염 가능성이 있는 분들은 역학조사관에서 연락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시청에서 전화를 받지 못한 A씨는 6번 확진자가 다녀간 시간때와 그의 가족이 내원했을 때의 시간이 동일 시간대라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 직원에게 보건소 검사를 받기위한 소견서를 써달라고 했다. 병원 측으로부터 "소견서를 끊어드릴 수가 없다. 업무자체가 안되서"라는 답변을 받았다. 

20만원 가량의 본인 부담금 없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의사의 소견서가 필요한데, 해당 병원은 이미 확진자가 다녀가 업무가 되지 않아 소견서를 써줄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동네 다른 의원 또한 소견서 작성은 꺼려지는 소지가 크다. 

소견서를 받아 간 내원환자가 양성판정을 받았을 경우 병원을 폐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직원은 "시청 역학조사관에게 전화를 안받았다면 자가격리 대상자는 아닌 거 같다. 그분 (6번 확진자)과 직접적 접촉이 없었다는 판단이고, 그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번엔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확진자와 동선이 같다고 말했는데 "증상이 없으면 안오셔도 된다."며 자가격리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회사에 무턱대고 며칠을 그냥 안나가고 재택 할 수 있는게 아니었고, 목도 안좋고, 헛기침이 나고 해서 병원에 들렸다가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 증상이 없는 건 아니었다. 

6번 확진자 이동경로 /세종시 코로나19 현황
6번 확진자 이동경로 /세종시 코로나19 현황

지난달 2일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브리핑에서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한 바 있다. 

보건소 직원은 증상과 체온, 자차 유무, 기저질환 유무 등을 물어보고 난 후 신분증을 가지고 보건소로 오라며, 확진자가 다녀갔던 병원에 내원했던 가족 모두 검사 받을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보건소와의 통화에서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처를 하는 느낌은 아니라고 했다. 

보건소로 그냥 들어가면 되냐고 하자 그냥 들어오면 안되고, 주차하고 계시면 전화가 올거고 안내를 받아 들어가게 될거라고 했지만 막상 갔을때는 적절한 안내를 신속하게 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검사를 잘 받았지만 검사 시에 면봉을 코에 깊숙히 쑤셔넣어 살짝 아팠고, 목안에도 살짝 면봉으로 긁어냈고, 가래를 억지로 뱉으라고 해서 쉽지않았다며 겨우 검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어떤 안내문도 받지 못하고 집에서 자가격리하고 있으면 내일 아침에 전화를 줄거라는 말만 듣고 돌아온 A씨는 가족들과 함께 10일 아침 전화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침상 무료검사 대상이 아닌 사람이 검사를 받기 원하면 검사비를 내야하고, 양성으로 나와 격리입원될 경우 검사비를 환불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어 걱정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확한 비용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아 검사비 때문이라도 혹시 확진자와 동선에 있던 사람들이 검사받으러 안오게 될 우려도 있다.

세종시 코로나19 현황 (9일 23시 기준)/세종시

한 시민은 보건소의 선별진료소 옆 방진복들을 벗어놓은 의료쓰레기 봉지통이 밀봉이 안되고 오픈된 체 방치된 듯한 모습이라 불안하다고도 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의 증가추세가 감소하고 있지만 새로 소규모로 발생하고있는 2차 3차 감염을 막으려면 확진자와의 동선이 겹친 의심환자들이 스스로 검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게 절실하다. 역학조사관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이미 전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줌바댄스 학원 수강생과 관련되어 방역대처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으며, 이달 5일 감염이 확인되면서 확진자 급증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9일 세종시에 따르면 7번째와 8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들은 4번째 확진자에게서 바이올린 개인 레슨 중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9번째(한솔동, 50대 남성)와 10번째(반곡동 50대 남성) 확진자가 발생했는데,10번째 확진자는 7번 확진자의 배우자로 알려졌다. 

세종시는 확진자를 자가 격리하는 한편 가족 등에 대한 전수 검사와 동선 및 접촉자 파악이 진행 중이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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