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의료서비스 접근, 이용, 결과의 불평등 줄일 구체적인 기획필요
청소년의 성병과 HPV 감염 증가 추세, 경제·사회적 수준 따른 검진율 높여야
콘돔을 사용할 수록 HPV감염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
자궁경부암은 3,4기가 되면 골반 주변으로 전이되어 생존율이 더 떨어짐
HIV나 TB 정책처럼 HPV도 종합대책이 필요함
HPV가 예방되면 HIV도 남성암과 난임까지도 함께 감소할 것
접근성좋은 정보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 친근한 캠페인과 교육 필요

자궁경부암 완전 퇴치 정책토론회 (산부인과 주웅 교수, 시민건강연구소 김새롬 센터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남순 연구원, 성폭력센터 이함성 간호사) ⓒ포인트경제
자궁경부암 완전 퇴치 정책토론회 (정선화 산부인과 전문의, 산부인과 주웅 교수, 시민건강연구소 김새롬 센터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남순 연구원, 성폭력센터 이함성 간호사) ⓒ포인트경제

지난 27일 '자궁경부암 완전 퇴치 정책토론회'에서는 변화되어야 할 사회적 인식과 종합적인 대책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첫번째 지정토론자 시민건강연구소 김새롬 센터장은 "건강정책에서 퇴치나 박멸같은 쎈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그런 측면에서 세계적인 관심이 많은 질병인 자궁경부암은 2018년도에 50만 건 이상의 신규 발병이 있었다. 자궁경부암 예방 정책은 사람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예방이라는 분리된 목표에 그치지 않고 개인과 인구집단 수준에서 심대한 고통과 손실을 야기하는 자궁경부암을 예방 관리하기 위한 포괄적 대책이 되어야 한다."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시선이나 지역 간 의료격차, 개별 수검자의 특수성(장애, 나이, 교육 등)을 고려하지 못하는 의료서비스도 자궁경부암 검진 등 필수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라며 " HPV 국가예방접종은 한국에서 건강불평등을 줄일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산부인과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시군구에 거주하는 노년기 여성이 2년에 한번 씩 건강검진 안내를 받아도 자궁경부암 건강검진을 받을 방법은 여전히 요원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해 백신 접종을 중심으로 다음 세대의 HPV 감염을 퇴치하려는 보편적 1차 예방정책 외에도 2차 예방과 3차 예방에서도 의료서비스 접근, 이용, 결과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기획들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해외의 근거에 따르면 여성의 자궁경부암 예방을 예방접종의 목표로 제시했을 때 남성 청소년과 그의 부모들이 HPV 예방접종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방접종의 안전성에 대한 과장된 우려와 오해가 백신거부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백신접종률이 높은 한국에서도 젠더와 국가의무예방접종의 교차가 발생시킬 수 있는 오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소요를 피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과정에 공개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고 했다. 

자궁경부암 퇴치에 고려해야 할 요소와 정책 [이미지 출처=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남순 선임연구원의 발표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김남순 선임연구원은 "젊은 남녀 청소년에게서 성병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인유두바이러스 감염 또한 증가 추세인데 경제적 사회적 수준에 따라서 관심을 가지고 검진율을 높여야 한다. 관심을 가지는 부모가 자녀에게도 백신을 맞힐 확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콘돔을 사용할 수록 HPV감염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남녀 성관계에 있어서 콘돔 사용에 관한 예방행위 요구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자존감이 낮거나 해당 지식이 낮은 여성들인 경우라고 생각된다.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관심을 가지는 포괄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 젊은 여성, 취약계층에게 접근이 좋아야 하고 건강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는 보건학적인 것과 함께 인문학적인 젠더에 대한 논의가 같이 있어야 백신도 맞고 예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5년 생존률 추이 [이미지 출처=2018 한국 여성건강통계:여성의 암질환 현황']

이화여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는 "자궁경부암의 발생추이가 다른 암에 비해 떨어져보이는 것은 원인이 해소되서가 아니라 바이러스는 늘고 있는데 암이 되기 전에 싹을 없애버리는 격이어서 줄어드는 것이며, 자궁경부암이 후진국에서 많이 생기는 병인데 유럽 등에서는 잘 안생긴다. 유방암 수술은 깨끗하게 잘 되는 편인데 자궁경부암은 3,4기가 되면 수술자체가 힘들어질 정도로 골반 주변으로 전이되어 생존율이 더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성폭력지원센터 이함성 간호사는 "여성병동에서 여성암환자들 중 자궁경부암 환자의 연령이 점점 젊어지고 있었다. 성폭력센터에서는 십대 암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외음부암은 교과서에는 노년기여성에게서 발병한다라고 나와있는데. 얼마 전에도 저희 센터 십대 피해자가 외음부암으로 수술을 받았고, 자궁경부까지 전이된 상태이다. 이런 환자들이 많고 양성율도 굉장히 높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이즈(HIV/AIDS), 결핵(TB) 지원 비교 [이미지 출처=성폭력지원센터 이함성 간호사의 발표자료]

또한 "HPV의 경우 에이즈와 같은 종합대책이 부재하다. HPV 퇴치가 먼저 이루어져야 자궁경부암의 퇴치도 가능하다. 에이즈처럼 보건복지부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HPV 예방교육', '가다실 9가 지원', 'HPV 보균자 상담 사업', '인식개선 사업' 등이 다방면에서 종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남성암과 난임도 함께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HIV는 체액과 혈액을 통해 전염되지만 HPV는 피부와 점막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통상적인 성기 섹스 뿐 아니라 구강성교나 키스로도 전염되는 것으로 '성관계'라는 용어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성접촉'이란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질환을 숨기는 위험한 성접촉과 최근 10년간 한국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성폭력 등의 위험한 성접촉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십대와 이십대 초바나 외음부암, 자궁경부암, 질암과 암 전단계(이형성증)은 모두 약 두배가량 증가했다. HPV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은 위험한 성접촉에 내몰리는 저소득층과 청소년일 수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지 출처=성폭력지원센터 이함성 간호사의 발표자료]

끝으로 "청소년이 성적 대상으로 착취당하는 것을 막기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성 전파성 질환에 대한 정보, 검진과 가다실 9가의 접근성을 높이는 HPV에 대한 포괄적 대책으로 남성을 포함하는게 필요하고,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과 청소년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예산이 집중되어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웅 교수는 "HPV가 HIV나 TB에 비해 관심을 덜받고 있는 이유가 자궁경부 이형증에 대한 치료의 수가가 낮다(싸다). 비용효과 분석을 하면 백신을 전체 접종했을때 질환이 줄어들어서 절약되는 비용이 얼마 안된다. 외국에서는 수술비가 비싸기 때문에 백신을 맞추고 절약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HPV를 전체 접종시키자는 결론이 안나고 있다.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의 서민아 교수는 " 일반 여성들도 자궁경부암 검진 시 자세 취하기가 쉽지않은데 장애인은 더 쉽지않다. 젊은 여성들의 수검율 또한 낮기 때문에 산부인과 검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검진율을 높여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국가암 중 민감도가 87.3%로 정확하게 검진이 가능하지만 수가가 많이 낮다. HPV 백시네이션이 모든 종류를 커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검진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김건훈 과장은 "HPV에 대한 검진 뿐 아니라 감시체계 국가예방접종의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하고 예방, 진단, 검진 수가 등 전체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여성첫걸음사업'이라고 해서 HPV 예방접종을 NIP(국가예방계획)에 2016년에 포함시켰고, 접종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완전 퇴치 정책토론회 (시민건강연구소 김새롬 센터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남순 연구원, 성폭력센터 이함성 간호사, 국립암센터의 서민아 교수,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김건훈 과장) ⓒ포인트경제

또한 "HPV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등은 모니터링을 계속 하고 있고 중학교 입학 할때 안내 통지서를 함께 보내는 등의 접종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이 4년차에 접어들어서 예방효과에 대해 예단하진 쉽지않지만 사회적 인지나 평가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지속적으로 연구를 통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남순 선임연구원을 비롯한 토론자들은 "지역사회에서 남에게 터놓고 이야기 하기 어려운 신체적 변화와 더불어 이런 관련 이야기들을 예들을어 중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전문가들은 친근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하는 정보 플랫폼이 있어야 하고 친근한 캠페인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김새롬 센터장은 "GAVI라고 하는 HPV백신을 저소득국가에 공급하고 있는 국제기구가 HPV 백신을 어떻게 주고있냐면 처음에 출시된 백신의 가격이 130달러~ 230달러였는데 특허가 말고 적정가격에 공급해야한다고 해서 5달러에 공급 하고 있다. 저소득 국가뿐 아니라 고소득국가에서도 제약회사와 필수의약품 백신 등을 협상하는 테이블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의약품 접근관련 관심이 많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은 시민들이 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HPV퇴치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HPV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와 정책적인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발전되어 대한민국 HPV 완전 퇴치의 길로 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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