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발암물질 검출 후 국내 업체도 자체 검사 실시
의료진 "불검출 메트포르민 만이 유일한 대체재"
식약처,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검토하는 상황

당뇨병약 '메트포르민'에서도 발암물질 NDMA 검출, 대체성분없어 환자 불안 가중 ⓒ포인트경제

당뇨병 치료 성분 '메트포르민'까지 싱가포르에서 불순물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되어 제약업계와 의료진, 정부가 모두 주시하고 있으며 환자들의 불안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사 시 일부 제품에서 검출되더라도 메트로포르민은 대체제가 없는 당뇨병 치료 성분이라 불검출된 제품만을 사용해야 할 처지가 된다.

메트포르민 [이미지 출처=Fvasconcellos]

메트포르민(metformin)은 바이구아니드계(biguanides) 경구용 당뇨병치료제이다. 혈당개선효과가 있으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는 증거가 아직 제한적이다. 작용기전의 하나로 간에서 AMP-activated protein kinase (AMPK)를 활성화함으로써 포도당신생합성을 막고, 세포에 포도당이 흡수되는 것을 촉진하고, 대사증후군을 억제한다.

이 약물은 2형 당뇨병 치료에 1차 약물로 사용되며, 특히 정상 신기능을 가지는 과체중 혹은 비만 환자에게 사용된다. 하지만 임신한 여성에게는 안전성의 문제로 사용이 제한된다. 메트포르민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치료에도 사용되며 다른 적응증도 연구중이다. 메트포르민은 간에서 포도당의 생성을 억제한다.

이 바이구아니드계 약물은 1920년대 유럽에서 개발되었으나 인슐린때문에 관심이 줄었다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은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3개 품목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DMA가 검출돼 회수했다. 미국과 유럽에선 현지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의약품에 NDMA가 허용된 범위 이상 함유됐는지를 조사 중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 10월 위장약 성분 라니티딘·니자티딘에서 NDMA 검출 이후 제약업체에 전체 합성 원료의약품에 대한 불순물 자체 검사를 지시하고,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미량 초과하여 검출된 완제의약품 13품목에 대해 잠정적으로 제조 및 판매를 중지하고, 처방을 제한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N-니트로소디메틸아민(<strong>NDMA</strong>)<br>
N-니트로소디메틸아민(<strong>NDMA</strong>)<br>

디메틸니트로사민(DMN)이라고도 알려진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식(CH3)2NNO를 가진 유기 화합물로, N-니트로사민(N-니트로사민)의 대종 중에서 가장 단순한 성분 중 하나이다. 그것은 휘발성 황색 기름이다. NDMA는 간독성이 높고 실험동물의 발암물질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끌었다.

메트포르민은 처음 당뇨병 약제를 먹는 초치료 환자부터 중증 환자까지 모든 단계에서 처방받는 당뇨병의 기본 약제다. 당뇨병 환자의 약 80%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품목도 단일제에서 복합제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 품목에 이른다. 단일 성분 제품의 오리지널 품목은 머크의 ‘글루코파지’이며, 국내에서 대웅제약 ‘다이아벡스’, 한올바이오파마 ‘글루코다운오알’ 등이 많이 처방받고 있다.

시장 규모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단일제뿐 아니라 다른 성분과 섞여 DPP-4 억제제·SGLT-2 억제제·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과의 복합제에 숱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처방 1위 품목인 MSD의 ‘자누메트’는 메트포르민이 들어간 복합제다.

제약업계에선 혹여 앞선 사례처럼 불순물 검출로 판매 중지되거나 성분 기피 현상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미 자체 검사를 마친 제약사도 있다. 국내 A제약사의 경우 메트포르민 원료에 대해 LC-MS시험법을 적용해 검사했지만 검출되지 않았다. A사는 완제의약품으로도 검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B제약사는 메트포르민 원료를 공급하는 인도 회사로부터 1차 불검출 시험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2차 시험을 한 번 더 진행키로 했다. B사 자체적인 원료 및 완제의약품 대상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단일제와 복합제를 불문하고 많이 처방되는 약제라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사안”이라며 “검출되더라도 복용양이 많은 약물인 만큼 기존 고혈압약·위장약과는 잠정관리기준치를 달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현재 메트포르민의 대체제가 없어, 불검출 약물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메트포르민은 유사 계열이 있던 고혈압약·위장약과 달리 대체 가능한 약물이 없다”며 “하지만 제품마다 들어가는 부형물이 다르는 등 차이가 있어 모든 메트포르민 약제에서 검출되지 않을 것이다. 식약처가 검출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잘 구분해주면 그 약제가 대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금은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동향을 주시하면서 국내 대체제 여부 등도 살피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것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식약처의 검토가 끝날 때까지 환자들은 위험할 수도 있는 약을 먹어야 하는건지 불안이 커져갈 수 밖에 없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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