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마이너스 금리 해제 관측 커져" 보도
한국은행, "시기, 3월로 예상한 비중이 크게 상승"

일본은행(Bank of Japan, BOJ)이 이번달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보관료'처럼 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은행에서 돈을 대출을 하면 은행으로부터 돈을 받는다. 지난 2016년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0.1% 금리를 도입했다.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를 막기 위해 적용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시중은행에 돈을 쌓아두지 말고 시장에 풀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일본 NHK 방송은 올해 초 “일본은행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이뤄지는지를 신중히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BOJ는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주시해 왔는데, 정책 전환의 필수적 조건으로 본 기업들의 임금 인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도쿄 신주쿠의 고층 빌딩들 /사진=프리픽 (포인트경제)

14일 일본 매체들은 일본은행이 18~19일 개최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전망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3일은 일본 봄철 임금인상 춘투의 기업 집중단변일이었고 이날 도요타자동차와 닛산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발표했다. 신문은 대기업들이 일본경제단체연합회가 목표로 했던 '임금상승률 4% 이상'이 실현될 정세라고 보도했다.

주요 제조업 80%는 노동조합 측이 요구한 인상액 100%, 혹은 그 이상 인상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고 임금인상 수준은 약 30년 만에 높은 규모였던 지난해를 뛰어넘은 기세다.

13일 한국은행은 'BOJ 정책의 조기 변경 예상' 관련 보고서를 통해 시장 참가자 대상 조사 결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시기를 3월로 예상한 비중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조기 정책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으로 일본은행의 정책변경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기가 4월보다는 3월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은행이 물가경제 상황에 대해 연이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발언을 하는 점도 3월 조기 해제에 대한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고 봤다.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일본은행과 일본 정부는 물가 목표를 2%로 잡고 있으며, 현재 일본의 물가는 2%를 상회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물가 목표 2%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을 수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물가 상승에 맞춰 임금이 오르는 경제 '호순환'을 확인할 수 있을 경우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생각인 것이다.

13일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 등 정책 판단은 "현재 본격화되고 있는 춘계노사협상 동향이 큰 포인트"라고 밝혔다. BOJ 내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 환경이 갖춰졌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지만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임금 동향도 파악한 후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존재한다.

도쿄 /사진=프리픽 (포인트경제)

아직 오는 15일 춘계 노사 협상 집계 발표가 남아있다.

BOJ는 2016년 2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해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일부 당좌예금 일부에 –0.1%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스위스국립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일본은행이 유일하다. 이번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다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2007년 2월 이래 17년 만이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14일 오전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70엔(0.18%) 하락한 3만8625엔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목요일 미국 기술주들이 하락하면서 월요일 반도체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다음 주 일본은행의 금융 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해제와 장단기 금리 조작(YCC)의 철폐, 그리고 상장 투자 신탁(ETF) 매입의 중지 등 '3점 세트' 동시 해제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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