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지정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
백화현상, 바다 사막화...해조류 사라지고 암반지역 흰색으로 뒤덮여
해수 온도가 여름 동안 한동안 높아져
약 300개 암초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중 조사
대부분이 백화 현상 겪고 있음 확인

호주 북동쪽 해안에서 2300km 이상 뻗어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는 아름다운 산호초를 포함해 1600종이 넘는 해양생물이 살고 있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로 유명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이자 멸종 위기에 처한 거대한 바다거북(green turtle)의 서식지로서 과학적으로도 흥미로운 곳인 이곳에 대규모 백화 현상을 또다시 겪고 있다. 백화현상은 연안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말로 '갯녹음'은 해중림의 급격한 소실을 의미한다. 백화현상은 '바다 사막화'로도 불리며 해안 환경의 적신호다. 종종 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는 조류를 배출할 때 치명적인 백화 현상이 발생한다.

산호 백화 현상 /BBC 갈무리 (포인트경제)

8일 BBC에 따르면 지난 2016년까지 대규모 백화현상은 두 번 기록되었으며, 과학자들은 산호초가 살아남으려면 긴급한 기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네스코는 과학적으로도 중요한 이 지역이 1981년부터 40년 넘게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지만 현재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 당국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국립공원의 해수 온도가 여름 동안 한동안 높아졌으며, 호주 끝에서 동부 해안의 번다버그(Bundaberg) 시까지 약 300개의 암초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중 조사를 통해 대부분이 백화 현상을 겪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피해는 광범위하지만 당국은 산호초 전체에 걸쳐 크게 다를 가능성이 높으며 일부 산호초는 조건이 식으면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리프는 이전의 산호 백화현상과 심각한 열대 사이클론, 가시관 불가사리 발생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한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1500종의 어류, 360여 종의 경산호(硬珊瑚, hard coral), 5000종의 연체동물, 175종이 넘는 조류, 매우 다양한 종류의 해면, 말미잘, 해양 연충류(marine worms), 갑각류 등이 살고 있다. 멸종 위기에 놓은 바다거북들인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지만 리프는 마지막 남은 안전지대로 꼽힌다. 혹등고래를 비롯해 다른 고래 종들의 중요한 번식지이기도 하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 /호주관광청 갈무리 (포인트경제)

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백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으며, 수석 과학자 로거 리든(Roger Beeden) 박사는 "기후 변화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전 세계 산호초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이들을 구하지 위해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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