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요청서, 미국보다 한국이 먼저
권씨 경제사범 최고형량 미국보다 낮은 한국행 원해

몬테네그로 법원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한국으로 송환하라고 결정하자 외신들이 '반전'이라며 떠들썩하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인물 권도형 ⓒ포인트경제CG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인물 권도형 ⓒ포인트경제CG

현지시간으로 7일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는 고등법원이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결정한 데는 인도 요청 시점이 미국 요청 시점보다 앞섰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 '최신 반전', 범죄인 인도 요청 시기 따져

뉴시스는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반응을 전했다.

AP통신은 몬테네그로 법원이 가상화폐 거물인 권씨를 모국인 한국으로 인도하라고 한 결정에, 그가 체포된 이후 수개월간의 법적 절차에서 '최신 반전'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결정에 다시 항소할 수 있으며 최종 판결이 언제 내려질 지는 불투명하다는 몬테네그로 고등법원 대변인의 말을 인용했다.

WSJ도 몬테네그로 법원의 권씨 한국 송환 결정 소식을 전하며, 미국과 한국 중 어느 쪽이 먼저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는 지가 이번 재판의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몬테네그로 주재 대사관이 지난해 3월 27일 권씨의 신병 인도를 요청하는 서한을 현지 정부에 공식 제출했으며, 한국 외교관들도 비슷한 서한을 다음 날인 28일 제출했다고 전했다.

범죄인 인도 요청서, 한국 이후 미국 순

앞서 지난 5일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결정한 포드리고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재심리를 명령한 바 있다.

항소법원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형사소송법 위반 사항이 있다고 보고, 특히 인도 요청서 도착 순서에 관한 사실관계 판단을 지적했다. 한국이 3월24일 영문으로 작성한 범죄인 인도 요청서를 제출했고, 이틀 뒤에는 몬테네그로어로 이를 재차 송부한 점을 짚은 것이다.

동시에 미국은 이보다 하루 늦은 3월27일 인도 청구를 했고, 이마저도 범죄인 인도가 아닌 임시 구금 요청 서한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몬테네그로 법무부가 권씨 한국 송환 결정을 승인하면 한국 법무부에 이를 통보 후 구체적인 신병 인도 절차를 협의한다.

권씨 경제사범 최고형량 높은 미국보다 한국행 원해

권씨는 가상화폐인 테라·루나가 폭락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한때 시가총액만 50조원이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 2022년 4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중동과 동유럽 등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오다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이 들통나 체포됐다.

이후 미국과 한국 중 어디로 인도될 것인지에 대한 1년 여간의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권씨 측은 경제사범 최고형량이 40년 안팎인 한국에 비해 미국은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는 이유로 한국행을 강하게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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