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등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가 큰 파문을 일으키며 사회문제로 부각.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지 및 검증력 이상

조현병을 앓는 친딸(37)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지난해 10월)로 재판에 넘겨진 윤모(68)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는 판결이 이번 달에 있었다.윤 씨의 아내는 위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상태였고, 별다른 재산 없이 농사일로 생계를 꾸려가던 윤 씨는 조현병에 걸린 딸까지 부양해야 해 부담이 더욱 늘었고, 결국 딸을 목 졸라 죽이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6/19)

조현병을 앓는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 사고를 내면서 3명이 숨졌다. 사고 발생 전인 이날 오전 사고 운전자의 아내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남편이 최근 약을 먹지 않고 있어 위험하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6/4)

아파트 위층에 살던 이웃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장모(18)군이 구속기소되었는데 장군은 정신감정 결과 조현병으로 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단이 나왔다. (4/24)

최근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가 큰 파문을 일으키며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4월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비상계단과 복도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의 피의자 안인득 역시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후 증상이 악화되며 범행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외에도 최근 몇년 사이 정신질환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조현병은 어떤 병인가?

조현병((調絃病영어Schizophrenia)은 비정상적인 사고와 현실에 대한 인지 및 검증력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나, 사고장애의 증상이 나타나며, 사회적 위축 및 감정 반응의 저하 등도 동반된다. 대한민국에서는 본래 정신분열증으로도 불렸으나 어감상의 문제로 ‘조현병’으로 변경되었다. 과거에는 조발성 치매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었다고 한다. ‘조현’이란 사전적 의미로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라는 뜻으로, 혼란스러운 상태가 마치 조율이 되지 않은 현악기와 비슷하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 망상 : 아무리 논리적으로 설명해줘도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믿음. 망상은 우울증이나 조증과 같은 기분 장애가 심해지면 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 환각 :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환청과 귀신 같은 헛것이 보이는 환시가 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후각, 촉각 등)에서 환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 음성 증상 : 혼잣말이나 부적절한 행동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양성 증상이라고 하며, 반면에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표정이나 행동이 위축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음성 증상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병을 앓은 환자들은 음성 증상이 두드러지며 심한 경우 온종일 누워서 생활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귀신이 들렸다’는 누명을 씌워 환자에게 종교시설에서 기도를 받게하거나 감금하는 소위 ‘영적 치료’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조현병은 뇌의 ‘질환’이지, 영적인 문제가 아니다.

주변에 부적절한 행동과 말을 하는 등 조현병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록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변에 조현병 환자가 있다면, 긍정도 부정도 하지 말고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감정에 공감해주고,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 가자고 설득해야한다.

한국심리학회 학술집 2013년 8월호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들은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는 편집형(paranoid type)이다.

피해망상과 과대망상 증세가 흔하고 평균 발병 시기가 다른 유형에 비해 늦은 20대 혹은 30대다.

편집형 조현병 환자 중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는 사례도 있다. 뇌 기능의 퇴행 정도도 비교적 덜하다.

둘째는 와해형(disorganized type)이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발병하고 현실검증능력과 인지능력이 현저히 손상되며 전반적으로 부적절한 사회적 행동과 정서반응을 보인다.

대표적인 증세로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거나 이유 없이 혼자 킥킥거리는 행위 등이 있다.

셋째는 긴장형(catatonic type)이다.

긴장성 혼미, 흥분, 심한 거부증, 괴이한 자세 등을 보이는데 증세로는 식사거부, 양극성 행동, 함구증 등이 있다.

넷째는 미분화형(undifferentiated type)이다.

조현병으로는 구분할 수 있지만, 편집형, 와해형, 긴장형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 독특한 경우다.

마지막 다섯째는 잔류형(residual type)이다.

환각, 와해, 긴장 등 증상이 사라진 상태지만 여전히 비논리적인 믿음 등의 경미한 형태로 조현 증상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잔류형에 분류된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치료방법

호르몬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조현병의 치료에는 항정신성 약물(Antipsychotics)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조현병은 만성질환으로 고혈압, 당뇨처럼 꾸준히 약을 먹으며 관리해 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