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갱단, 아이티 국립교도소 침입
수천 명 탈옥... 갱단은 무차별적 폭력 저지르고 있어
4명의 경찰관 포함해 최소 12명 사망
앙리 총리가 사임 않겠다고 한 이후 반정부 시위와 갱단의 폭력사태 이어져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 정부가 지난 주말 폭력사태가 터지면서 무장한 갱단원들이 이 나라의 가장 큰 교도소 두 곳을 습격하고, 수천 명의 수감자들이 탈출하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국립교도소 근처에서 타이어에 불이 났다. 무장 갱단이 국가의 주요 교도소를 공격한 후 수백 명의 수감자들이 탈출했다. /가디언지 갈무리 (포인트경제)

4일 로이터와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아이티 정부는 탈출한 수감자들의 통제와 치안 악화로 수도 주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 조치를 취했다. 72시간 국가비상사태는 아이티 정부가 탈출한 살인범, 납치범, 기타 폭력범죄자들을 찾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바로 발효됐다.

패트릭 부베르 재무장관(총리 대행)은 성명을 통해 "경찰은 통행금지를 집행하고 모든 범죄자를 체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사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목요일 아리엘 앙리(Ariel Henry) 총리가 이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엔이 지원하는 보안군에 대한 지원을 구하기 위해 해외에 있는 동안, 폭력조직들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조직적인 공격을 강화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사건으로 4명의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교도소 수감자 4천여 명이 거의 모두 탈옥해 도망쳤으며, 교도소 입구에는 총상을 입은 시신 3구가 놓여있었다고 가디언지는 보도했다. 얼마나 많은 수감자가 탈출해 도피 중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4천 명의 수감자 중 감옥에 남아 있는 사람은 100명이 안된다고 전해졌다.

한 자원 봉사 교도관은 모이즈 대통령 살해 혐의로 수감된 전직 콜롬비아 군인을 포함해 99명의 수감자들이 총격으로 살해될 것을 두려워해 감방에 남아 있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2주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여러 국가 기관이 갱단의 공격을 받았고, 이 폭력조직은 점점 더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앙리 총리는 모이즈 대통령의 암살 이후 총리직을 받아 거의 10년 동안 열리지 않은 의회 선거와 대통령 선거 계획을 반복적으로 연기해 왔다.

최근 앙리 총리가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뒤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와 갱단의 폭력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갱단은 무차별적인 살인, 납치, 방화, 강간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경찰서, 공항, 국립 교도소 등 공공 기관을 표적으로 삼은 이번 폭력사태는 최근 몇 년 동안 전례가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몇 달 동안 혼란에 빠졌다. /BBC 갈무리

유엔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은 약 9000명의 경찰관을 보유해 1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포르토프랭스의 최대 8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갱단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아이티는 이번 사건으로 광섬유 케이블 연결이 끊어져 인터넷 서비스도 중단됐으며 3일 오후 연결이 복원됐다.

한편, 현재 폭력조직 연맹을 운영하고 있는 '바베큐(Barbecue)'로 알려진 전직 엘리트 경찰관인 지미 체리지어(Jimmy Chérizier)는 공격의 급증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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