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LED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패널 출하 비중의 99% 이상 스마트워치가 차지
LG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로의 전환에도 유리한 고지

독일 LED 기업 오스람(Osram)이 말레이시아에 투자한 마이크로 LED 생산시설을 손실처리하고 해당 사업전략을 재검토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3일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이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해 협력했던 오스람과의 출시를 전격 취소했다. 이로 인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반사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 및 애플워치9 시리즈 출시 첫날 서울 애플스토어에 진열되어 있는 신제품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마이크로 LED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작은 초소형 LED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에 필수인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은 자발광(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이며 유기물인 올레드와는 달리 번인(잔상) 현상도 없다. 전력 소모가 낮아 작은 기기에도 사용할 수 있고, 패널을 모듈 형태로 조립 가능해 초대형화에도 무리가 없어 '꿈의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애플은 2026년 출시 목표로 오스람과 함께 마이크로 LED 탑재 애플워치를 준비했지만 최근 애플은 오스람과 협업을 전격 취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 LED의 출하량은 지난해 4만여 대에서 오는 2027년 1622만 대, 2030년에는 5170만 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마이크로 LED 패널 출하 비중의 99% 이상은 스마트워치가 차지한다.

애플은 당초 자체 설계한 디스플레이를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자사 제품에 탑재할 방침을 세웠는데, 이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악재로 꼽혔다. 애플 방침이 현실화할 경우 애플 의존도가 상당한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가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애플의 이 같은 디스플레이 자체 설계 방침은 가격이 더 비싸 실현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공급망 부족으로 마이크로 LED의 경우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비해 2.5~3배 정도 비용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애플이 자체 설계 마이크로 LED 사용을 망설이는 최대 요인이다.

반면 오스람의 마이크로 LED 수직 칩은 애플 자체 설계 디스플레이보다 비용 절감과 이중 설계에는 유리하지만 높은 정밀도를 요구해 대량 생산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로 LED의 전용 아키텍처 부족도 오스람 제품의 빠른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애플과 오스람의 협업 취소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는데 실제 애플은 마이크로 LED 애플워치 제조를 위한 공정에 오스람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를 협력업체로 추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미 애플워치 패널의 상당수 물량을 공급하는 만큼 마이크로 LED로의 전환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Apple Watch Series 9
Apple Watch Series 9 /애플 갈무리

LG디스플레이는 사업구조를 LCD 사업에서 올레드로 재편하기로 정한 후 지속적으로 국내외 LCD 공장을 정리하는 한편 올레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른 마이크로 LED 투자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편, 애플이 프로젝트를 완전히 취소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스람은 애플의 마이크로 LED 공급업체 중 하나일 뿐,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애플워치 울트라에 탑재하기 위한 기술 개발은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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