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던 손모(24)씨
통닭 3마리를 들고 부산진경찰서 개금파출소 서병수 경위에게 감사인사
국밥집에서 밥을 사주고, 5만원을 쥐어준 서 경위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한 손씨는 일은 고되도 행복하다고.

지난 10일 부산진경찰서 개금파출소에서 손모(24)씨가 자신을 도와준 경찰관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10일 부산진경찰서 개금파출소에서 손모(24)씨가 자신을 도와준 경찰관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삶을 놓고자 한 세상의 끝에서 한 20대 청년이 따듯한 경찰관의 도움으로 새삶을 얻고, 이후 감사인사를 하기위해 부산의 한 파출소를 찾아 훈훈함을 주고 있다. 

1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0시 7분께 손모(24)는 통닭 3마리를 들고 부산진경찰서 개금파출소를 방문하여 서병수 경위를 애타게 찾았다.

손씨와 서 경위의 인연은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8월 8일 오후 7시 35분께 손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친구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손씨의 친구가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서 경위 등 경찰관들과 119구조대 등이 현장으로 출동했고, 경찰과 대치하던 손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했다. 강력계 형사 출신인 서 경위는 한 눈에 상황을 파악한 이후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와 경찰관 등을 전부 현장에서 물러나게 하고, 다른 동료 1명과 함께 손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서 경위는 집 안에서 1시간 30분 동안 손씨와 대화를 나눴다.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 보육원에서 자란 뒤 어려운 생활로 인해 나쁜길로 들어선 손씨는 몇개월 동안 취직도 하지 못해 며칠째 굶은 상태였다.

서 경위는 "나를 마지막으로 믿어봐라. 직장도 알아봐주고 끝까지 도와주겠다"며 손씨와 손가락까지 걸면서 약속했다. 서 경위의 설득에 손씨는 마음을 열었고, 며칠 동안 제대로 식사를 못했다는 이야기에 서 경위는 손씨의 손을 붙잡고 인근 국밥집으로 데려가 밥을 사줬다.

이어 "밥을 굶지 말아야지"하면서 손씨의 주머니에 5만원을 넣어줬고, 서 경위가 쥐어준 5만원을 들고 귀가한 손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소동 이후 서 경위는 약속한대로 손씨의 취직 자리를 알아봐주면서 밥도 사줬고, 매일 전화를 걸어 손씨를 다독였다.

이후 손씨는 서 경위 지인의 도움으로 서울에 있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면접을 봤다. 서 경위는 열차표까지 직접 끊어주면서 손씨를 응원했고, 무사히 면접을 마친 손씨는 결국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부산 현장으로 출장 온 손씨는 통닭과 양말을 사들고 개금파출소로 달려와 서 경위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손씨는 "일은 고되지만 기술을 배우며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서 경위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손씨는 최근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서 경위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손씨는 이 글을 통해 "하루는 제 친구가 돼 주고 하루는 제 부모님이 되어 주셨던 서 경위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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