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평일 최대연장, 주말·휴일 확대"
"소관 병원 기관, 대체의사 채용 재정지원"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현장 이탈이 심화되고, 의사단체가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 개최를 예고하는 등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피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가 지난 22일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가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가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2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지난 22일 기준 총 8900여 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고 7800여 명이 근무지를 이탈했으며 의대생 동맹휴학과 수업거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대규모 도심 집회 예고 등 의료계 집단행동이 본격화됐다.

한 총리는 "병원에서 임시 의료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 시 수가를 2배로 대폭 확대하였으며, 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병원 인력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토록 하겠다"라며 "중증·응급 수술 등 필수 치료가 지연되는 병원의 인력 수요를 파악 중이며, 공보의와 군의관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분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총 189건이며,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통해 사태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공공의료 기능을 최대한으로 가동, 병원 임시 의료인력 확충 여건 지원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을 가능한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한다고 했다. 또한 응급실 24시간 운영체제도 지금처럼 유지하고, 중증·위급환자의 이송과 전원을 컨트롤하는 광역응급상황실을 3월 초 4개 권역에 신규로 개소하여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고 계신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여러분의 부담도 줄여드려야 한다"며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 시 수가를 2배로 대폭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 인력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훈부, 고용부, 국방부, 지자체 등 소관 병원이 있는 기관에서도 외부 의사나 시니어 의사 선생님 등의 대체의사를 임시로 채용하는 등 의료공백에 총력 대응해 주시기 바란다. 재정지원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비교적 병증이 가벼우신 분들은 정상 운영되는 가까운 병의원을 이용해 달라"라고 당부하며 "정부는 오늘부터 비대면진료를 전면 확대하여 국민들께서 일반진료를 더 편하게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의료계에 "불법 집단행동은 존경받는 의사가 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며 "부디 잘못된 선택으로 오랫동안 흘려온 땀의 결과가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기를, 또 그런 위험 속으로 젊은 의사들을 등 떠밀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또 "국민들께서는 아직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신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계신다"며 "더 늦기 전에 국민의 곁으로,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에서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인트경제)

한편, 서울시는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23일 오전 8시부로 정부의 위기경보단계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됨에 따라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시장을 본부장으로, 행정1부시장을 차장으로 하는 재난대응기구로서 상황총괄반, 의료·방역반, 구조·구급반 등 총 6개 실무반으로 구성·운영한다. 시는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줄이고 시민 안전을 최우선할 수 있도록 관련부서, 자치구, 의료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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