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자사 측 이사 4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 방침
집행임원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변경되면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변경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2021.05.04) / 출처 - 뉴시스(포인트경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2021.05.04) / 출처 - 뉴시스(포인트경제)

21일 한앤코가 법원에 남양유업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면서 경영진을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 허가가 떨어지면 임시주총은 오는 4월 초나 중순쯤에 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앤코는 이 자리에서 정관 일부 변경과 자사 측 이사 4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윤여을 회장과 배민규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춘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한앤코는 지난 2021년 7월에도 임시주총을 열어 이들을 선임하려고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집행임원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이뤄진다. 집행임원 제도는 기업을 감독하는 이사회와 별개로 업무집행을 전담하는 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주총소집허가 신청은 상법 366조에 의해 발행주식 3% 이상 가진 주주가 이사회 동의 없이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올해 초 한앤코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의 주식양도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며 경영권 지분(53.08%)을 양도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앞서 남양유업은 2021년 5월 한앤코와 홍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 전체를 거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지만, 같은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측에 주식양도소송을 냈고, 홍 회장 측은 김앤장 변호사가 양측 대리인으로 참여한 행위로 매도인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잘못된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쌍방대리' 의 원칙적 금지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홍 회장 측이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했기 때문에 계약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홍 회장이 경영권 사퇴의사를 밝힌 2021년 5월 당시는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과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의 마약 사건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상태였다.

남양유업 불가리스 / 출처 - 남양유업공식대리점 상품 소개 캡쳐(포인트경제)
남양유업 불가리스 / 출처 - 남양유업공식대리점 상품 소개 캡쳐(포인트경제)

그 와중에 터진 '불가리스 사건'은 경영권 분쟁을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해 4월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 경찰에 고발당해 남양유업 본사와 세종공장 등지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에 홍 회장은 책임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히며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2년 여의 경영권 소송으로 이어져 결국 참패했다.

법무법인 화우 김유범 변호사(원고 측 대리)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남양유업-한앤코 주식인도 소송 상고심 원고 승소 판결 후 입장을 말하고 있다. / 출처 - 뉴시스(포인트경제)
법무법인 화우 김유범 변호사(원고 측 대리)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남양유업-한앤코 주식인도 소송 상고심 원고 승소 판결 후 입장을 말하고 있다. / 출처 - 뉴시스(포인트경제)

한앤코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문경영인 선임을 단행하면서도 내부에서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인만큼 기존 임직원의 고용 보장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 측도 구성원 모두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본연의 자리에서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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