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 멤버 키리시마 사토시
'한국산업경제연구소' 건물 폭파 사건 용의자
"마지막은 본명으로 맞고 싶다…체포해달라"

키리시마 용의자로 보이는 남자의 사진 입수, 58세 때 수염과 통통한, 오카야마현 출신이라고 말해 /TBS NEWS DIG Powered by JNN 갈무리

1970년대에 일어난 연쇄 기업 폭파사건 중 하나에 관여한 것으로 지명 수배된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 멤버 키리시마 사토시(桐島聡, 70)라고 자칭하는 인물이 29일 아침, 일본 가나가와현 한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74년 과격파인 '동아시아 반일무장전선'이 일으킨 연쇄 기업 폭파 사건 중, 1975년 4월에 도쿄 긴자에 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의 빌딩에 폭탄을 설치해 폭파시킨 사건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용의자 키리시마 사토시 용의자가 폭발물 단속 위반의 혐의로 전국에 지명 수배된 바 있다.

재팬 뉴스 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25일, 키리시마 용의자를 자칭하는 인물이 가나가와현내의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고 하는 정보가 일본 경시청에 전해져 DNA 감정 및 확인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키리시마는 말기 암으로 진단받아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29일 아침 사망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우치다 히로시(内田 洋)라는 이름으로 가나가와현 내의 토목 관계의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최후는 본명으로 맞이하고 싶다"고 말하며, 사건 당시의 상세한 상황이나 가족 구성원 관계자 이외에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설명했다. 사건으로부터 약 50년 가까이 지나면서 갑자기 도피를 계속하고 있던 용의자를 자칭하는 인물이 나타나 오랜 수사가 큰 전기를 맞이하고 있었지만, 키리시마의 사망에 의해 일련의 사건의 해명이 어디까지 진행될지가 관건이다.

키리시마 사토시 용의자가 소속된 과격파의 '동아시아 반일 무장 전선'의 다른 멤버가, 1974년 8월에 일으킨 전범기업 미쓰비시 빌딩 폭파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이시바시 아키히토(石橋明人, 64)씨는 키리시마 용의자라고 자칭하는 인물이 사망한 것에 대해 "이 인물이 키리시마 용의자 본인이라면 사건을 제대로 설명해 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미쓰비시 중공 빌딩 폭파 사건의 공범은 아직 도주 중이며, 이시바시 씨는 공범의 행방을 찾는 수사의 실마리가 끊어져 버린 것에 대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일본 경찰청의 전 간부는 “정말 일본 국내에서 살고 있었다면 솔직하게 놀랐다. 지금까지도 과격파나 오움진리교의 멤버가 시간이 지나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같이 일한 동료는 "'우치다 군' 혹은 '우치다 씨'라고 불렀고 말을 걸면 답변을 잘 해 주는 등 일도 진지하게 임했기 때문에 미움받는 타입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매우 온화해 보였고 이와 같은 사건에 관련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반일 무장 전선'이란
일본의 '경찰 백서'에 의하면, 이들은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한 반전·반미의 기운이나, 학원 분쟁으로부터 발생한 반 체제의 분위기를 배경으로 생겨났다.

연쇄 기업 폭파사건이 일어난 1974년과 75년에는 총 37건의 폭탄사건이 잇따랐다.

'동아시아 반일 무장전선'은 1970년대 다이도우지마사시(大道寺将司) 전 사형수가 리더로 결성되었고 노동자의 가장 큰 적은 대기업 건설 회사이며 해외 진출한 일본 기업에 의해 동남아시아 사람들의 '궁핍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이들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었다.

멤버들은 『늑대』, 『대지의 송곳니』, 『전갈』의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 다이도우지 전 사형수 등 『늑대』는 1974년 3월, 폭탄의 제조 방법 등을 기록한 책자 '복복시계'를 몰래 출판하는 등 폭발물을 사용한 투쟁 노선을 주장했다.

1974년 8월에 『늑대』의 멤버가 일으킨 미쓰비시 중공 빌딩 폭파 사건에서는 8명이 사망, 16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한 기소된 8명 중 일본 적군(赤軍)이 해외에서 대사관 점거 사건이나 하이재킹(hijacking) 사건을 일으켰을 때 초법규적 조치에 의해 석방된 2명이 현재도 국제 수배되어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포인트경제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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