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보유 안 해도 투자 기회 열린다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몰릴 것"
1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1개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소식이다. 이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투자 기회가 열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이날 SEC는 비트와이즈, 그레이스케일, 아크 인베스트, 해시덱스, 위스텀트리, 반에크 등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현물 ETF’ 대신에 ‘현물 ETP(ETP· Exchange-traded product)’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다고 전해졌다.
지금까지 디지털 화폐를 구매하려는 투자자들은 비싼 수수료를 내는 방식 등으로 암호화폐를 사야 했지만, 앞으로 접근성이 더욱 편리해지게 된다. 가상화폐 업계는 비트코인 현물 ETP 승인을 오랫동안 호재로 기다려왔다.
첫 번째 펀드는 11일(현지시간)부터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약 29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 암호화폐를 보유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가 ETF로 전환되는 것은 물론 블랙록 자산운용, 피델리티 등 주요 업체들이 경쟁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EC의 소셜미디어 해킹으로 전날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알려지는 소동이 빚어진 바 있다. 또한 미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 ETP가 사기 등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 승인 여부를 고심해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2021년 초에 취임한 이후 줄곧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론을 제기했었는데 지난해 8월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이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거부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후 SEC는 항소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전략가는 "올해 말까지 약 5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몰릴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0만 달러, 내년에는 2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기관 투자자들은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는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