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남기는 말'(변명문)을 우편 발송 약속한 혐의
변명문,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한 일' 표현
피의자 김씨 당적 비공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어"
김씨 정신병력 진료 내역은 없는 것으로 확인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 상태 분석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사건 피의자 김 모(67)씨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이 긴급 체포됐는데 경찰에서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검거된 김모(67)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8일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 7일 오후 충남에서 살인미수 방조 혐의로 7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은 이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김씨의 '남기는 말'(변명문)을 우편으로 발송해 줄 것을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범행을 알면서 도와준 혐의(살인미수 방조)는 정범이 무슨 범행을 할 것인지를 알고 이를 도와줬다는 고의가 있으면 성립된다.

경찰은 A씨의 문서 소지 여부와 실제 발송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김씨와 A씨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으로 수사를 통해 공범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김씨 구속 만기일인 11일 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9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지를 둘러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로 가기 위해 차량 쪽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의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들에 의해 곧바로 체포됐다. 법원은 지난 4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던 중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변명문을 제출했으니, 그것을 참고해 달라"고 밝혔는데, 변명문으로 알려진 8쪽짜리 문건 '남기는 말'에는 정권과 정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한 일'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여야를 떠나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피의자 김 모(67)씨의 당적을 비공개하기로 한 데 대해선 "피의자의 당적은 관련법에 따라 저희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피의자는 정신병력 진료 내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리 상태를 분석 중이다. 동선 분석, 휴대폰 포렌식,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범행 동기와 여죄 유무 등 철저히 수사하겠다"

한편, 9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회가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한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관련 치료 경과 상태에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경찰이 사건을 축소하거나 심지어 왜곡한다는 의혹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더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가 있기를 촉구하는 바다. 피의자가 변명문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쪽으로 경찰이 확인해줘야 한다는 방향의 토론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책위 간사인 박상혁 의원도 "이 사건의 본질은 범행 동기를 밝히고, 공범이나 배후가 있을 문제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는 것이다. 긴급체포된 사람의 정체가 무엇인지와 관련해 그동안 단독범행으로 규정해왔던 경찰 수사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라며 "이 문서가 초기 가짜뉴스 음모론을 만드는 데 여러 역할을 했다면 총리실의 책임있는 답변과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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