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가치 ‘국내 전문의약품 사업권’ 매각서 제외
합병 법인 출범과 함께 ‘선택과 집중’
해외 전문의약품 사업권 매각금액 2099억원
국내 생산 이달비-네시나 아태국가 독점 공급
‘일반의약품 사업권 매각’ 협상 막바지

셀트리온그룹이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해외의약품 판권을 중국계 CBC그룹에 매각한다. 셀트리온이 합병 법인 출범과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본격적인 성장 체제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2일 셀트리온그룹이 지난 2020년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인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권리 중 국내 전문의약품을 제외한 사업권을 3년만에 분할 매각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갈무리
셀트리온 /셀트리온 갈무리

이번 매각은 국내를 제외한 아태지역 전문의약품(이하 ETC)과 아태 전체지역 일반의약품(이하 OTC)을 각각 분할해 진행할 예정으로, 이 중 ETC 사업권 계약이 우선 체결됐다.

해당 사업권은 싱가포르 소재의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인 CBC 그룹에 매각되는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오래전부터 CBC그룹과 협업하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2020년 CBC그룹과 함께 중국 공장 설립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공장 설립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사업권 인수를 위해 CBC 그룹은 HP Bidco 2 Limited라는 해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인수를 진행한다. 따라서 ETC 사업권 양수도계약은 셀트리온APAC과 CBC그룹의 특수목적회사인 HP Bidco 2 Limited 간에 체결한다.

셀트리온은 ETC 사업권의 인수 당시 가치는 전체 인수 자산의 약 46%에 해당하는 약 1380억 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사업권에 대한 총 매각금액은 약 2099억 원 규모로, 셀트리온 인수 이후 아태지역 매출 성장(3년 평균 지역 매출 성장률 13%), 생산 내재화를 통한 주요 제품들의 원가절감 실현 등 셀트리온그룹의 사업 시너지에 따른 사업가치 상승 결과를 반영하고 해당 제품들의 개량신약 개발 잠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다. 셀트리온APAC은 계약에 따라 매각 절차를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 후 3년간 셀트리온그룹은 아태지역의 판매 강화 및 사업 효율화를 통해 꾸준히 사업 가치를 높여온 결과로 투자 대비 상당한 수익을 남기고 해당 사업권을 매각하게 돼 통합 셀트리온이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프라이머리 케어 사업권 중 핵심 자산인 ‘네시나’, ‘액토스’(이상 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의 국내 사업권은 이번 매각대상에서 제외하고 해당 사업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며, 이들 제품의 국내 판매 수익은 물론 해당 제품을 바탕으로 개발중인 개량신약의 기대 효과도 그대로 누릴 전망이다.

사업권 매각과 함께 아태지역 내 이달비와 네시나 독점 공급권도 확보해 추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룹 내 케미컬의약품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하는 셀트리온제약이 제품 공급을 담당할 계획으로, 진행 중인 2종 제품의 국내 생산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독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국내 포함 아태지역 전체 OTC 사업권에 대해서는 유력 후보사와 세부 조율을 위한 협상 마무리 단계로, 이 계약까지 완료되면 셀트리온그룹의 투자 수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업권 매각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원칙과 투자이익 조기 회수에 따른 자금 유동성 확보 등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앞둔 상황에서 내린 전략적 판단”이라며 “추가로 핵심 전문의약품의 국내 사업권 유지와 제품 독점 공급에 따른 안정적 수익까지 확보하게 돼 성공적인 매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으로 현금 유동성이 좋아진 만큼 신규 파이프라인 임상이나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더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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