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의 마지막 열정’, 이동채 전 회장 서한 공개
문화 예술 교육 인프라 지원해 지방소멸 방지
"가족사들도 공익재단 관심 갖고 지원" 당부

에코프로 송호준 대표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추진 중인 공익재단 설립에 대한 내용을 가족사 임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26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송 대표는 지난주 ‘공익재단 설립 관련 CEO 메시지’라는 사내 공지문을 통해 에코프로에 합류하기 전, 이동채 전 회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이 전 회장의 공익재단 구상은 올해 8월 이동채 전 회장이 송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구체화됐다고 한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지난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 사업장 착공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는 지방에서 상고를 졸업하고 야간 대학을 나와 맨손으로 창업했고 우리 에코프로 임직원 대부분도 지방의 공고나 지방대학 출신들이다. 에코프로는 지방 출신들이 똘똘 뭉쳐 일군 회사다. 나는 단지 지역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를 제공했을 뿐이다. 근데 요즘 신문을 보니 지방에 빈집이 늘어가고 지방 경제가 엉망이라고 하더라. 이렇게 되면 한 지방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같이 지방에서 성장한 기업에는 지방 소멸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기업인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

이 전 회장은 "우리의 모든 가족사의 본점 소재지는 지방이고 경쟁력 있게 성장했으며,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 일류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지방은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화에 들어갔다. 사실 지방은 물류, 인프라, 입지 조건, 노동 경쟁력 우위 등으로 볼 때 기업하기 좋은 곳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방은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화에 들어갔다. 사실 지방은 물류, 인프라, 입지 조건, 노동 경쟁력 우위 등으로 볼 때 기업하기 좋은 곳이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향유권을 높이기 위해 기업시민의 일원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이에 문화 예술 교육 지원을 위해 공익재단을 설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에코프로는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데에서 나아가 ‘사회적 책임’이라는 또 다른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며 “이동채 전 회장은 사회적 책임의 방향성을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권 향상을 통해 지역 소멸을 방지하는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공익재단 운영에 가족사들도 작은 밀알이 돼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이라며 “향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1998년 설립된 에코프로는 충북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진천 이차전지 신소재, 새만금 전구체, 포항 배터리 공장도 운영 중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7월 지정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이차전지 분야에 앵커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이차전지 산업 벨류체인 구축과 조격차 확보를 위한 핵심기업이다. 포항에 제철보국 이후 전지보국을 주도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항지역발전협의회 사무실 /사진=뉴시스

에코프로는 포항시에 오는 2028년까지 블루벨리 국가산단 21만 평에 2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계획하고 있어 최고 결정권자인 이동채 前회장의 부재로 인한 의사결정 지연과 투자 규모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0일 경북 포항지역발전협의회는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협의로 복역 중인 에코프로 이동채 전 회장의 구명을 위해 포항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청주상공회의소도 지난 2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도내 주요 경제단체와 상공회의소 회원사 등 경제계를 중심으로 이 전 회장의 사면 요청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지난 5월 미공개 정보로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22억 원, 추징금 11억 원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대법원은 석 달 뒤 그의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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