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감염 의심 사례 4명의 사망자 포함 684건 보고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대규모 발병
탄저병, 인수공통 전염병... 매우 강력한 독소 생성, 폐 형태서 높은 치사율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일 잠비아가 인간에게 탄저병(炭疽病)이 발생했음을 통보했다고 10일 밝혔다.

최초의 인간 사례는 지난 5월 잠비아 남부 지방 시나종궤 지역의 덴게자 보건소에서 보고되었다. 같은 기간에 소와 염소 등의 가축과 야생동물인 하마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 탄저병은 무통증의 가려운 적갈색 돌기로 시작된다. 그 후 돌기는 물집을 형성하고 물집이 터져 검정색 괴사 딱지를 생성한다. 오른쪽은 탄저균/이미지=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WHO에 따르면 지난 6월에 26건의 인간 사례는 3마리의 야생 하마 사체에서 고기를 섭취한 후 얼굴, 팔 및 손가락에 염증이 발생했다. 13마리의 가축이 탄저병 의심으로 사망했으며, 7월에 소와 염소 표본에서 탄저병 양성 반응이 나왔다.

WHO는 지난 11월 20일 기준으로 잠비아의 10개 주 중 9개 지역의 116개 지역 중 44개 지역에서 4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684명의 인간 의심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증상이 있는 사례의 대부분은 역학적으로 확인된 사례와 연관되어 있으며 검사를 받지 않았는데 이 전례 없는 발병은 10개 지역 중 9개 지역에서 발생한 첫 번째 대규모 발생이다. 이전의 발병은 북서부 및 서부 지역에 국한되었으며 수년에 걸쳐 산발적인 사례가 발생했다.

잠비아에서 보고된 최근 대규모 발병은 2011년에 총 511건의 의심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이번 대규모 발병은 12년 만이다.

탄저병은 일반적으로 소, 양, 염소 등 반추동물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매개 세균인 탄저균(Bacillus anthracis)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열성 전염성 감염 질환으로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박테리아는 증상을 유발하는 매우 강력한 독소를 생성하여 폐 형태에서 높은 치사율을 유발한다.

피부 또는 피부 탄저병은 노출된 부위에 가려운 돌기가 나타나 빠르게 검은 궤양으로 발전하는 게 가장 흔한 증상이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두통, 근육통, 발열 및 구토가 발생한다. 위장관 탄저병은 초기 증상은 식중독과 유사하지만 악화되면 심한 복통, 피를 토하는 증상, 심한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증상인 폐 탄저병은 초기 감기 증상을 보이지만 심각한 호흡 곤란과 쇼크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감염 초기 24~48시간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95%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항생제, 특히 페니실린이 이 질병에 효과적이다. 신속한 치료를 통해 치명률을 1%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인간은 감염된 동물이나 오염된 동물 제품을 통해 질병에 걸릴 수 있고, 확인된 모든 인간 사례에는 입원이 필요하다. WHO는 백신은 제한된 공급량으로 가축과 인간에게 제공되어 잠비아 내에서 동물의 이동이 제한되지 않고 주 내 및 주 간 사체의 이동이 제한되지 않아 앙골라,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 말라위 등 인접국도 확산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WHO는 갑자기 죽은 동물의 고기, 긴급 도살을 통해 얻은 고기, 원산지가 불분명한 고기의 취급 및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수의사, 농업 및 야생 동물 근로자, 동물을 도살하거나 고기, 가죽, 머리카락 및 양모를 가공하는 근로자에게 직업적 위험이 될 수 있으므로 예방 의복과 장갑 또는 개인 보호 장비(PPE)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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