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국회서 기자간담회
'이코노미스트'에 "日 110만톤 오염수 방류 계획" 폭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때 오염수 방류…동해 오염 증가"
방사능 오염도가 가장 높은 '삼중수소'가 동해까지 유입 가능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 안전한가?'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전문가 숀 버니 기자간담회에서 숀 버니 수석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 안전한가?'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전문가 숀 버니 기자간담회에서 숀 버니 수석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14일 원자력 전문가인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은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일본이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0만톤을 태평양에 방류하면 동해의 방사성 물질도 증가한다"고 밝혔다.

숀 버니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세슘을 함유한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했을 때 동해의 오염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숀 버니 수석은 앞서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0만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려고 한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은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 국가까지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라며 "오염수 110만톤을 바다에 흘려 보내려면 17년에 걸쳐 물 7억7000만톤을 쏟아부어 희석해야 하기 때문에 바다 오염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숀 버니 수석은 간담회에서 "일본 해안 주변 해류가 세슘 오염수를 동중국해로 옮기면 쿠로시오 해류와 쓰시마 난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된다"며 "동해로 오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해로 유입될 인공방사성 핵종인 세슘-137 방사능 총량은 최대 200TBq(테라베크렐)이 될 것"이라며 "이 정도 방사능 노출에 대한 안전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동해 연안 어업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능 핵종인 삼중수소(H-3)가 동해까지 유입될 수 있다"며 "삼중수소의 경우 반감기만 2만4500년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중수소는 방사능 오염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중수소는 약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이다. 삼중수소는 원자로의 핵분열과정에서 직접 또는 중성자포획에 의해 발생된다.

핵융합발전에 사용될 귀중한 연료이나 환경으로 누설되어 섭취하면 체내에서 장기간 방사선을 발생시켜 돌연변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어 각국은 섭취허용한도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삼중수소는 영화 스파이더맨 2의 소재로 등장한 적이 있으며, 뉴욕 시를 거의 파괴해버린 옥토퍼스 박사의 핵융합 반응의 원천이었다.
[출처=Atomic Wiki,위키피디아]

숀 버니 수석은 됴쿄전력이 '2020년이면 후쿠시마 발전소 부지 안에 저장 탱크를 더 이상 설치할 공간이 없어 방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오염수 방류를 위해 설명해야 하는 기본적인 도쿄전력의 논리"라며 "저장수조를 설치할 여유 공간이 있다는 지적에는 어떤 답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에 가장 인접국으로써 이런 환경적 위협에 대해 자국 국민 보호를 위해 충분히 협의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자국민이 오염수에 유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일본에 (정보를) 요구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국제사회에 (위험을) 알릴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압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국제적 압박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숀 버니 수석은 이 문제를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피해는 인권 문제와 직결돼 있고 오염수 문제도 인권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9월에 제네바에서 있을 유엔인권이사회 차기 회의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패널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현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최근 오염수가 100만톤 방류된다고 해도 지구 전체를 놓고 보면 점 하나밖에 안 된다. 충분히 희석시킬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가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데 굉장히 안일하고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간사 역시 "방사성 오염수 방류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바다에 대량으로 방사성 물질이 버려는 건 인류 최초의 사건"이라며 "얼마나 위험한지, 그 영향이 어떨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 대표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방사성 오염수는 토양 오염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오염토는 일본 자국 문제지만 오염수 방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일본 정부가 관련 정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우리 정부도 정부 차원에서 일본 정부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모임 소속인 김성환 민주당 의원도  "일본에는 일주일 단위로 1500톤 정도의 오염수가 계속 쌓이고 있고 더 이상 저장할 수 없단 게 도코전력의 생각이라면 결국 정의롭지 않은 방식으로 그걸 방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됴쿄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우리 국민의 안전과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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