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광주와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곳곳 아베규탄 촛불문화제가 동시 진행
오카모토씨, 침묵할 수 없다는 3000명 일본인의 목소리
청소년들의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문’
아베 신조 규탄 목포시민 촛불 문화제와 행동의 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 연합이 4차에 이어 5차 '아베 규탄'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예고했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 흥사단, 광복회 등 706개 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일과 10일 진행된 촛불집회에 이어, 오는 광복절인 15일에도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시민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제침탈 아베규탄! 한일군사보호협정 폐기! 광주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공=뉴시스]
1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시민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제침탈 아베규탄! 한일군사보호협정 폐기! 광주시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공=뉴시스]

10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있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하고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70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아베규탄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께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 제4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6.5도, 비공식으로는 37도를 웃돈 폭염에도 1만5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날에는 3000명 일본인의 동의 서명을 안고 일본 오사카에서 온 오카모토 아사야씨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오카모토씨는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취한 직후인 지난 4일 성명을 낸 지 일주일 만에 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며 "이대로 침묵할 수 없다는 3000명 일본인의 목소리를 들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정권에 일본이 저지른 범죄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지하게 사과하고 모든 한국 적대 정책을 그만둘 것과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배상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어린 딸과 아들의 손을 잡고 의정부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소소한 취미였던 건담 조립을 접었다. 아내도 친구들과 가기로 했던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며 "일상에서 작은 것부터 바꿔 나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어 "너무 덥고, 아이들은 보채고, 유모차를 끌고 인파를 헤치며 오는 길이 쉽지 않았지만 꼭 와야할 길이라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와 평화, 승리의 역사를 물려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 기회를 단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군국주의 일본에 맞서 한국의 노동자 시민과 일본의 노동자 시민이 함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노동자부터 정의를 세우는 데 맨 앞에 서겠다"며 "광복 74주년을 맞는 오는 8월15일 광화문 집결을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광복절인 오는 15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촛불행사를 진행한다.

머리 위로 '모이자 815 광화문, 청산하자! 친일적폐’라는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을 올려 펼치는 퍼포먼스로 문화제를 마무리한 이들은 안국역을 지나 세종대로를 거쳐 조선일보 사옥까지 행진을 이어간다.

이날 같은 시간 광주와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아베규탄 촛불문화제가 동시에 진행됐다.

10일 오후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일본 아베 정권 규탄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철회와 전쟁 범죄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10일 오후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일본 아베 정권 규탄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철회와 전쟁 범죄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한편 10일 오후 4시께에는 같은 장소에서 청소년들의 '아베 정부 규탄 청소년 1000인 선언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희망) 등 청소년 단체는 일본 정부를 향해 ▲경제보복 중단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에 사과를 요구했다.

청소년들은 "일본은 36년의 일제강점기 동안 저지른 만행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는커녕 비겁한 경제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한국 정부가 어째서 일본 정부와 군사기밀을 공유해야 하느냐"며 "2016년 국민들의 격렬한 반대 여론에도 일본 정부와 졸속으로 체결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아베를 규탄하는 청소년들은 '일본 아베 규탄 1000인 선언’으로 목소리를 모아 아베에게 전달하고 이 요구가 해결될 때까지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시민 1000여명이 모여 '경제침탈 아베규탄! 한일군사보호협정 폐기! 광주시민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제공=뉴시스]

한편, 전남 목포에서도 일본의 경제보복에 반발해 '아베 규탄' 촛불문화제 등이 열린다.

목포문화연대는 광복절을 맞이하여 목포시민들 주최로 '아베 신조 규탄 목포시민 촛불 문화제와 행동의 날'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규탄대회는 수탈의 대표적인 심장으로 문화재 거리로 지정돼 있는 구 일본영사관(현재 목포역사1관)과 구 동양척식주식회사(현재 목포근대역사2관) 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광복절 전야 촛불 규탄 문화제는 14일 오후 7시부터 경제적 수탈의 상징물인 구 동양척식주식회사(현 목포근대역사2관)에서 아베 버르장머리 고치기 퍼포먼스, 사지·가지 않기 NO JAPAN 그림 퍼포먼스, 시민규탄 발언 등이 진행된다.

이어 15일 광복절 행동의 날에는 오후 4시부터 구 일본영사관에서 다양한 퍼포먼스 등을 시작으로 거리행진과 정신적 수탈의 상징인 구 동본원사(현재 오거리 문화센터) 등에서 아베 두드림 난타 퍼포먼스, 시민 규탄발언, 역사의 현장 해설 등이 펼쳐진다.
 
또 일본 수탈의 공간을 떠나 '저항의 역사'의 거리인 남교동 구 중앙시장(수문당)에서는 4·8만세 운동을 재현하고, 목포청년회관에서는 만세 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목포문화연대 관계자는 "규탄대회는 일본 수탈의 심장 공간과 목포사람들의 저항의 역사 공간에서 펼쳐진다"면서 "규탄대회는 일본 수탈의 역사적 재인식과 일제잔재 청산을 통해 아베의 제국주의와 경제·역사 전쟁 도발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취지에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 형무소를 나선 독립 투사들. 1945 년 8월 16일 오전 9시 [출처=KBS 스페셜 8.15 광복 특집]

포인트경제 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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