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과 냄새 없앤 숙성 마늘 추출물(AGE)로 부작용 없애
치은염이나 구취 개선 효과
흔히 개에게 독성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마늘이 개의 잇몸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반려동물의 잇몸 건강에 대한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일본 가고시마대학의 수의과 연구팀은 개 치은염에 숙성 마늘 추출물이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과학 저널 프론티어(Frontiers)에 지난 6일 발표했다.
개의 잇몸질환 초기 단계인 치은염은 잇몸이 붉어지고 염증을 수반한다. 이를 방치하면 치주염을 일으켜 잇몸이 함몰되고 뼈와 결합 조직 및 치아의 손실을 부를 수 있고, 더 나아가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인지 저하 등의 전반적인 건강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인간을 대상으로 황 함유 생리 활성 화합물을 함유한 숙성 마늘 추출물(AGE)이 치주 질환을 개선한다는 한 임상 연구를 주목했다.
-마늘의 건강 효과-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에 의하면 마늘의 '알리신'이라는 유기 황 화합물은 매운 냄새와 함께 건강에 유익하며 면역력 강화, 항염, 항암, 심장 건강 향상, 항산화, 살균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60도 이상 열을 가하면 알리신이 파괴되므로 요리의 마지막에 넣거나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적으로 양파, 부추, 마늘과 같은 알리움(Allium) 계열은 개와 고양이에게 용혈성 빈혈을 비롯해 구토, 설사, 심박수 증가 등의 중독 증상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신선한 마늘을 장기간에 거쳐 자극과 냄새를 없앤 숙성 마늘 추출물(AGE)이 개에게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확인했고, 이번엔 개의 치주질환에 AGE가 효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연구는 임상적으로 건강한 비글견 10마리(2~9세 사이의 수컷 4, 암컷 6, 체중 9.8~11.8kg)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개들의 평균 치은 지수 점수는 1 미만이었다.
비글견들은 5마리씩(수컷 2, 암컷 3) 위약그룹과 AGE그룹으로 나뉘었다. 8주 동안 각 개들에게는 매일 같은 시간에 위약 또는 AGE 분말이 18mg/kg이 뿌려진 건조 사료가 250g씩 급여되었고 물은 자유롭게 마실 수 있었다.
그 결과 AGE그룹에서 치은 지수 점수가 4주 차와 8주 차에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위약그룹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휘발성 황 화합물(VSC) 측정에서는 위약그룹이 훨씬 높아 AGE가 구취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경미한 잇몸 질환의 단일 품종에 대한 소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치은염이나 구취 등 잇몸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AGE의 식이 보충제로서의 활용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품종과 체격에 걸쳐 치주 질환에 대한 AGE의 치료 효과를 조사하기 위해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며, 더 심한 중증 잇몸질환을 가진 개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프론티어에 'Therapeutic effect of aged garlic extract on gingivitis in dogs'(개의 치은염에 대한 숙성 마늘 추출물의 치료 효과)라는 제목으로 지난 6일 게재되었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