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사용 감소와 폐기 주화 증가... 매각 대금 2021년 74억 원 달해
지폐 사용은 증가세...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매년 1억 원 넘게 지출
"손상된 동전 매각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유의미"
"가급적 돈을 깨끗이 사용해 화폐 폐기물 줄이는 노력 필요"

동전 사용은 크게 줄어들고 있고, 한국은행 금고에는 동전이 쌓여가고 있다. 반면 지폐 사용은 최근 증가세다.

동전과 지폐 /사진=픽사베이, ⓒ포인트경제

동전 사용 감소와 폐기 주화(동전)증가... 매각 대금 2021년 74억 원에 달해

환수액에서 발행액을 뺀 금액을 순환수액이라고 하는데, 지난 1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주화 순환수 금액은 1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억 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순환수액이 급증한 것은 시중의 수요가 높지 않아 재발행 속도를 늦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주화 수요가 상당히 높았으나, 카드나 현금이 아닌 다른 지급 수단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주화 사용도 줄었다는 것이다.

한은은 매년 꾸준히 진행해 오던 '범국민 동전 교환 운동'은 지난 2019년 5월 2억2천100만 개 동전, 총 322억 원어치를 은행권으로 교환한 것이 마지막 캠페인으로 사실상 중단 상태다.

'범국민 동전 교환 운동' /한국은행

폐기 주화 규모 자체도 매년 늘고 있다. 손상된 동전과 지폐는 어떻게 처분될까?

한국은행은 평소 시중에서 동전을 환수한 후 훼손, 오염, 불에 타서 부서지는 소손 등으로 다시 쓸 수 없는 망가진 동전은 다시 통용하기 부적합 판정된 주화를 폐기 주화로 분류한다. 올해 상반기 폐기 주화로 분류된 동전만 3천100만 개, 액면가로 42억 원에 달한다.

한은이 올초 발표한 '2022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주화 폐기량은 5천600만여 개로 금액은 82억 원이다. 주화폐기량은 10원화가 1940만개로 가장 많은 비중(34.7%)를 차지했고 100원화가 1890만개(33.8%), 500원화 1150만개(20.6%), 50원화 610만개(10.9%) 등으로 나타났다.

폐기 주화 중 일부는 비철금속 생산 전문 업체인 풍산에 판매한다. 풍산은 니켈과 구리 합금 형태로 된 주화를 녹여 수출한다. 한은은 이를 내다 팔아 수억 원 대의 매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한은의 폐기 주화 매각 대금은 34억 9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폐기 주화 매각 대금은 2013년 5억 6천만 원, 2014년 5억 2천만 원, 2015년 5억 원, 2016년 5억 7천만 원, 2017년 13억 7천만 원, 2018년 4억 7천만 원, 2019년 11억 원, 2020년 6억 6천만 원 등이었다. 2021년에는 74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지폐 사용은 증가세...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매년 1억 원 넘게 지출

동전 사용이 급감한 반면 지폐 사용은 최근 증가세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화폐 환수율은 85.0% 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71.3%를 웃돌았다. 특히 한때 20% 초반대까지 떨어졌던 5만 원권 환수율은 올해 1~7월 76.3%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4억1268만장으로, 전년(4억352만장) 대비 915만장(2.3%) 증가했다. 규모는 2조6414억원이다. 이들 화폐를 모두 위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높이(8849m)의 15배, 국내 최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556m)의 241배 수준이다.

이 중 은행권(지폐) 폐기량은 3억5671만장으로 금액만 2조6333억원에 달했다. 권종별로는 1만원권이 19억6300만장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1000원권이 12억9200만장(36.2%), 5000원권 2260만장(6.3%), 5만원권 8600만장(2.4%) 순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금리 상승에 따라 화폐 보유의 기회비용이 증가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대면 상거래가 정상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한은의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6천만 원에 달했다. 연도별 폐기 지폐 소각 비용은 2018년 1억 1천만 원, 2019년 1억 3천만 원, 2020년 1억 6천만 원, 2021 년 1억 1천만 원, 2022년 1억 1천만 원 등으로 매년 1억원 이상이었다.

통용 부적합 판전된 폐기 지폐를 잘게 자른 뒤 압축해 화폐 폐기물로 만들고, 소각 업체에 비용을 지불해 이를 대부분 소각 처리한다. 폐기 동전을 비철금속 생산 전문 업체 등에 판매해 매년 최소 수억 원대 매출을 거두는 것과 달리 폐기 지폐는 그야말로 말끔히 처리하는 데 돈만 들어가는 것. 참고로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은 폐기 지폐를 소각하지만, 미국은 매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은은 "일부 재활용 업체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화폐 폐기물을 재활용하고자 하는 업체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이 폐기물이 자동차 소음 방지판을 만드는 섬유 원료 등으로 재활용됐으나, 저렴한 대체재가 나와 재활용이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습기로 손상된 지폐 /사진=한국은행

폐기 지폐랑은 매년 막대한 수준으로 올해 상반기 폐기 지폐는 2억 1천200만 장에 달했다. 2018년 5억 9천만 장, 2019년 6억 1천 400만 장, 2020년 6억 900만 장, 2021년 3억 4천400만 장, 2022년 3억 5천 700만 장 등이었다.

서영교 의원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동전을 매각하는 것은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금고에 쌓인 폐기 주화 재활용이나 은행 수익을 고려한 적절한 화폐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주화 순환수 급증과 관련해서는 "잠자는 주화를 재유통하는 경제적 측면, 필요한 곳에서 주화를 적절히 사용되도록 하는 자원 배분 효율성 등도 계속 고려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폐기된 지폐만큼 새로 발행하려면 약 371억원이 든다. 가급적 돈을 깨끗이 사용해 화폐 폐기물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화재나 수해 등으로 지폐가 손상될 경우 남은 면적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남은 면적에 따라 액면가의 절반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5분의 2 미만이면 보상이 불가능하다.

포인트경제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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