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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인지·신경 기능까지 개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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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인지·신경 기능까지 개선한다?
  • 박찬서 기자
  • 승인 2023.08.04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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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5세의 남녀 43명, 수면 시간 2시간씩 천연오일 디퓨저 활성화
향기 강화그룹은 대조그룹에 비해 인지기능 226%증가, 신경기능도 개선
누구나 손쉽게 후각 강화를 통해 뇌 기능 향상할 수 있어 주목

많은 이들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공유하며 간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각보다 후각이 강한 기억을 일으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은 향기를 통해 노인들의 기억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이제 집에서도 손쉽게 치매 예방을 할 수 있을까.

향기 디퓨저 / 사진 출처 - 프리픽
향기 디퓨저 / 사진 출처 - 프리픽

과학 저널 프론티어 미디어(Frontiers Media)의 신경과학 분야에 지난달 24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UCI 학습 및 기억 신경생물학 센터의 연구팀이 6개월 동안 매일 2시간의 향기 요법을 실시한 결과 노인들의 인지 능력이 대조그룹에 비해 226% 증가했다.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fMRI)이라는 뇌 스캔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냄새를 처리하는 뇌 영역은 감정, 학습 및 기억을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영역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편도체는 동기, 학습,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고 해마는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데 두 기관은 매우 가까워 감정적인 일들을 쉽게 기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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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체와 해마는 측두엽에 위치하며 뇌의 양쪽에 하나씩 있다(뇌의 왼쪽 사진) / 사진 출처 - Frontiers Media '냄새와 관련된 기억연구' (2022년3월)

냄새도 후각 망울을 통해 편도체와 해마 영역으로 전달된다. 때문에 냄새에 관련된 감정적 기억이 더 강렬하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냄새로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부분 때문에 푸르스트 현상, 푸르스트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후각 능력이나 상실로 약 70가지의 신경 및 정신 질환의 발병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알츠하이머 및 기타 치매, 파킨슨병, 정신분열증, 알코올 중독 등이 포함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후각 상실이 인지력 저하에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이전에 나온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중등도 치매 환자에게 하루 두 번씩 최대 40가지 냄새에 노출시키면 기억력과 언어 능력이 향상되고 우울증이 완화되며 후각 능력이 개선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UCI연구팀은 이 지식을 쉽고 비침습적인 치매 퇴치 도구로 활용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기억력 장애가 없는 60~85세의 남녀 43명을 무작위로 강화그룹과 대조그룹으로 나누었다. 두 팀 모두에게 7개의 디퓨저와 천연 오일이 들어있는 카트리지가 제공되었지만, 강화그룹에게는 최대 강도의 카트리지가, 대조그룹에게는 소량의 오일이 주어졌다.

연구의 제1 저자인 프로젝트 과학자 신시아 우(Cynthia Woo)는 향기 요법의 더 쉬운 접근을 위해 '기존 연구에 여러 향을 동시에 사용했던 것과 달리 향의 수를 7개로 줄여 참가자들이 매번 한 번만 수면 시간에 맞춰 향에 노출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디퓨저에 카트리지나 오일을 넣고 수면을 취했다. 디퓨저는 2시간 동안 활성화 되었고, 이 실험은 6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연구 시작과 종료 시점에는 fMRI 뇌 스캔이 시행되었다.

레이 청각 언어 학습 테스트(RAVLT - A5)의 사전 측정과 사후 측정 간의 평균 차이. 반복 측정을 사용한 공변량 분석(ANOVA)을 사용한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p = 0.02) / 사진 출처 -
레이 청각 언어 학습 테스트(RAVLT - A5)의 사전 측정과 사후 측정 간의 평균 차이. 반복 측정을 사용한 공변량 분석(ANOVA)을 사용한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p = 0.02) / 사진 출처 - Frontiers in Neuroscience

그 결과 청각 언어 학습 테스트에서 대조그룹에 비해 강화그룹의 인지 기능이 2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균 확산도로 평가된 왼쪽 갈고리 섬유다발에서 개선된 기능이 관찰됐다.

갈고리 섬유다발(uncinate fasciculus)은 측두엽과 전두엽 사이의 양방향 경로이다. 측두엽에 저장된 연상 기억의 표현이 전두엽의 의사 결정과 상호 작용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연구팀이 진행한 향기 요법으로 인지 기능과 신경 기능이 모두 향상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의 저명한 신경생물학자 제임스 맥고(James L. McGaugh)는 '후각이 뇌의 기억 회로에 직접 연결되는 특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시력과 청력에 비해 후각 상실에 대한 개입은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낮은 시력이나 청력 손실에는 안경과 보청기, 기타 시술 등이 개발되었지만 후각 상실에는 별 다른 개선 방법이 없음을 뜻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향기에 대한 연구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누구나 쉽게 후각 강화를 시행하여 뇌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기술이 인지 상실 진단을 받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기억력 장애에 대한 후각 치료법에 대한 더 많은 연구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미컬뉴스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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