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취 시 위해 우려가 있는 원료에 '아보레센스' 포함
피부미용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던 알로에, 식품계에서 퇴출
알로인 최대 함량 10ppm 미만, 비의료용 50ppm이하, 단기간 소량씩 복용이 안전

만성·임신성·월경증후군·신경성 등의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변비'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으며 이에 탁월한 효과를 가진 알로에 아보레센스는 장 건강을 표방한 '천연 변비약'으로 각광받았다. 그런데 지난해 건강기능성 원료에서 알로에 전잎 성분이 퇴출된 데 이어 알로에 아보레센스도 식품원료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알로에 / 사진 출처-프리픽
알로에 / 사진 출처-프리픽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의 고시 개정안을 어제(18일) 행정 예고했다. 주요 내용은 식중독 증가로 인해 식용란의 살모넬라균 검사가 3종으로 확대된다는 것이었지만, '섭취 시 위해 우려가 있는 원료'를 '식품원료'에서 삭제한다는 부분도 포함됐다. 그중 인체부작용 보고를 이유로 알로에 아보레센스가 삭제된다는 것이다.

알로에는 백합과의 알로에 속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고대부터 이용되어 온 유서 깊은 약용식물로 알로에 베라, 아보레센스, 사포나리아 3종이 식용으로 쓰이는데 잎을 가공하여 식용으로 만든 것을 알로에 전잎이라 칭한다.

알로에는 피부미용에 좋아 화장품 성분으로 인기가 많았다. 색소 침착을 예방하고 미백에 탁월하며 피지 분비 정상화 및 피부 재생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으며 그 외에도 외상이나 화상 등에 보습과 수렴 작용을 하는 등 외용제로 그 쓰임새가 광범위하다.

알로에 겔 화장품 / 사진 출처 - 프리픽
알로에 겔 화장품 / 사진 출처 - 프리픽

기능성식품으로 알로에는 거의 만병통치 수준의 믿음이 있었다. 두드러진 효과로는 소화계통에 미치는 영향인데, 소화흡수를 돕고 항궤양작용을 하고 위장벽을 보호해 주며 숙취해소에도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알로에의 아크로틴A 때문에 항암작용까지 한다는 말도 나왔다.

무엇보다 알로에는 여성들의 오랜 고민 '변비'를 해결해 주었다. 특히 아보레센스가 가장 많이 쓰였는데, 알로에의 알로에에모딘과 알로인 성분이 장의 점막을 자극하고 운동을 촉진시키면서 대장에 수분을 증가시켜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었다.

휴지를 끊다 / 사진 출처 - 프리픽
휴지를 끊다 / 사진 출처 - 프리픽

알로에는 뛰어난 효과만큼 부작용 논란도 많았다. 흔하게는 복통 유발이 가장 빈번했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겐 호흡곤란과 발진, 두드러기, 인후통을 유발하기도 했다. 변비 환자가 알로에에 너무 의존하게 되면 오히려 대장을 과민하게 만들고 신장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 펍메드(PubMed)는 지난해 1월 '기적의 식물 알로에 베라의 어두운 면'에 대한 리뷰를 실었다. 인도의 구루 잠베슈와르 과학기술대학교의 과학자들은 알로에의 여러 가지 활성 화합물 때문에 섭취가 안전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진이 다양한 국제 저널의 정보를 바탕으로 요약한 바로는 알로에베라의 가장 활성적인 화합물 '알로인'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대사 되어 알로에-에모딘 안트라퀴논을 형성하고, 이후 발암성, 유전 독성, 신독성 및 퍼지와 같은 유해한 영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또한 알칼로이드와 다당류가 각각 간독성과 남성 불임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알로에-에모딘 3D 구조 / 사진 출처 - 미국 국립과학연구소
알로에-에모딘 3D 구조 / 사진 출처 -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2015년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로에 베라 전잎 추출물을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그룹 2B)로 분류했다. 그에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02년 알로에를 처방전 없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국제 알로에 과학 협의회에서 정한 표준은 최대 허용 알로인 함량이 10ppm 미만이어야 하고 의료용이 아닐 경우 권장 한도는 50ppm 이하이다. 전문가들은 장복을 피하고 단기간 소량씩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능 성분인 무수 바바로인은 아이드록시안트라센 유도체로써 급성 간염 등의 부작용과 유전독성, 발암성이 보고되는 등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난해 건강기능성 원료에서 퇴출 수순을 밟았고 올해에는 아보레센스가 식품원료로써 끝을 예고했다.

식약처 식품기준과 연구원은 포인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보레센스 식품원료 삭제 시점이 왜 지금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특별히 새롭게 독성이 발견되어 삭제한 것은 아니고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껍질이 소량이라도 과육과 혼용될 가능성이 있어 조치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아울러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지금껏 섭취한 알로에 제품에 대해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저작권자 © 포인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