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준비하는 '스레드'에 대한 트윗에 머스크가 비꼬며 발단
저커버그까지 등장하며 옥타곤에서 대결할듯한 분위기 조성
성사 여부를 떠나 관심과 홍보효과는 얻은 듯
사업가 시절 도널드 트럼프 WWE에 나와 우호적 이미지 얻기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메타플랫폼 CEO 마크 저커버그의 종합격투기 대결 여부를 놓고 관심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사가 된다면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 수입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미 대결을 묘사한 티셔츠들이 판매되고 있다 / 인터넷 사이트
이미 대결을 묘사한 티셔츠들이 판매되고 있다 / 인터넷 사이트

이 뜬금없어 보이는 대결의 발단은 한 트위터 사용자의 "스레드(Threads)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트윗에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꼬며 시작됐다. 스레드는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출시 준비 중인 플랫폼이다.

머스크의 답변에 다른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여기에는 "케이지 싸움을 하고 싶다(up for a cage fight)"라고 메시지를 올렸다. 이에 저커버그가 직접 등장하며 "위치를 알려달라(Send Me Location)"라고 응했고,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Vegas Octagon, UFC 경기장을 뜻함)"이라고 답하며 대결 성사 분위기를 조성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까지 등장했다.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두 사람 모두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두 사람 모두 경기에 정말 진지한 상태라는 것. 그러면서 "둘의 경기는 역대급 경기가 될 것이고 모든 페이퍼뷰(유료시청) 기록도 갈아 치울 것"이라며, "둘의 대결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경기를 만들 방법을 알아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두 사람의 승부에 대한 승패를 예측하는 도박 사이트가 등장했는가 하면 나름의 이유로 우세를 따지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와 체급은 물론 머스크가 어릴 적 남아프리카공화국 길거리에서 싸움 경력이 많았다든지, 저커버그가 얼마 전 주짓수 토너먼트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는 사실들을 거론하며 설왕설래하는 것이다.

사실 두 사람의 실제 대결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지만 성사 여부를 떠나서 이미 어느 정도 성공(?)은 거둔 것으로 보인다. 어떤 형태로든 사람들의 관심을 가져오는데 성공했고 준비하고 있는 비즈니스에 대한 홍보효과도 없지 않아 보인다. 다만 머스크의 기행은 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저커버그의 반응은 색다르다는 평이다.

문득 대통령이 되기 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프로레슬링(WWE) 무대에 등장했던 것이 떠오른다. 트럼프는 2007년 레슬매니아 23에서 WWE 회장인 빈스 맥마흔과 대립하며 각자의 대리 선수를 내세워 경기를 치렀다. 경기 결과에 따라 패배한 쪽이 삭발하는 조건이 있었고, 승리한 트럼프 측은 경기 후 링 위에서 맥마흔의 머리를 직접 밀어버렸다.

대리 경기였다고는 하지만 트럼프는 역시 경기 중간에 맥마흔을 공격하는 장면을 연출했고, WWE 선수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이벤트에서 부동산 사업가이던 트럼프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올라갔고, 마초적인 이미지를 심는데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인트경제 김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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