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론 앤 리버티(TL)'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엔씨소프트 주가 하락 지속
게임의 완성도와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우려 작용
리니지 시리즈의 과금 유도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신 여전
지속적인 주가 하락·리니지 매출 감소·해외시장 매출 부진이 엔씨의 현재

엔씨소프트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신작 게임이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이 기간 동안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쓴맛을 봤다.

'쓰론 앤 리버티(TL)' 홈페이지
'쓰론 앤 리버티(TL)' 홈페이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앞둔 엔씨의 '쓰론 앤 리버티(TL)'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사전 선발된 1만 명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개 직후 혹평이 이어졌고 이는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24일 38만 2000원(종가 기준)이던 주가가 30일에는 32만 3500원으로 마감, 15%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기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의 지속적인 매도가 이어졌고, 다음 날인 31일에는 장중 한때 31만 3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TL은 엔씨소프트가 2012년 출시한 PC MMORPG ‘블레이드&소울’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IP(지식재산) MMORPG다. 그만큼 TL을 통해 리니지가 전부인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새롭고 독자적인 게임 시스템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베타테스트의 평가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혹평의 이유로는 일단 단조로운 전투와 밋밋한 타격감, 퀘스트 실행에서의 불편함이 거론된다. 여기에 자동사냥 기능에 대한 호불호도 여전하다. PC·콘솔 기반 MMORPG로 만들어졌음에도 모바일 MMORPG에 가깝다는 평가는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에 적용되어 온 비즈니스모델(BM)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다는 것도 확인됐다. 유저들 간의 경쟁 구도에 높은 과금을 유도하는 '페이 투 윈(Pay to Win)'시스템과 확률형 아이템의 악명은 꾸준히 지적되어온 문제이자 게이머들의 외면을 가져온 원인이었다. 이번 테스트 과정에서 BM을 공개하고 수석개발책임자(PDMO)가 특별히 언급할 만큼 달라질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은 결국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엔씨는 2021년 2월 104만 8천 원을 고점으로 주가가 꾸준히 하락 중이고, 31일 기록한 저가는 2017년 4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낮은 가격이다. 리니지의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에서의 매출이 60% 이상인 반면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7% 정도라는 사실은 글로벌 게임사라고 하기에는 취약한 구조다. 최근의 주가 하락이 TL 베타테스트로 인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큰 흐름에서는 기업 가치가 꾸준히 하향세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 년째 위기를 강조하고 달라지겠다며 공언해오던 엔씨가 이번에는 정말 달라진 모습으로 반등의 계기를 삼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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