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 2100만 명의 성인이 2020년에 한 번 이상의 심각한 우울증
국내 우울증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93만여 명
우울증 증세 중 주모할 만한 것은 '한때 즐겼던 활동에 대한 관심 상실'
"우울증 증상을 인식하는 것이 도움 받기 위한 첫 번째 단계"
"정신과 상담 비용이 약 1만5천 원 정도로 저렴"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 때 자신이 우울증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40대 직장인이자 워킹맘 A씨는 몇 해 전부터 우울감이 지속되더니 지난해 심한 불안·우울감이 커져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되었다고 했다. 아무 일 없는데도 갑자기 가슴 두근거림이 심해지고, 눈물이 나곤 해서 '갱년기가 빨리 온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식구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도 잦아졌다고.

미국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약 2100만 명의 성인이 2020년에 한 번 이상의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으며, 이는 성인 인구의 약 8.4%에 해당한다. 국내 우울증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93만여 명으로 지난 2017년 69만여 명 대비 37%가 증가한 수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우울감 /사진=픽사베이

우울증은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으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울증의 기본을 이해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울증은 사라지지 않는 기분장애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고 사람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식별할 수 있는 몇 가지 일반적인 증상이 있다.

NIMH에서 말하는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사라지지 않는 지속적인 슬픔, 불안, 공허감
- 끊임없는 절망감이나 부정적인 느낌
- 설명할 수 없는 과민성 좌절감 또는 안절부절못함
- 압도적인 죄책감, 무가치함 또는 무력감
- 즐거웠던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 지속적인 피로감
- 집중, 기억 또는 의사 결정의 어려움
- 잠들기 어렵거나 일찍 일어나거나 너무 많이 자는 것과 같은 수면 패턴의 변화
- 체중 증가나 감소로 이어지는 식욕의 예기치 않은 변화
-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련, 소화 문제, 두통과 같은 설명할 수 없는 신체 증상
-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또는 자살 시도

위의 증상 중 어느 것이든 우울증의 경고 신호일 수 있지만, 주목할만한 증상 중 하나는 한때 즐겼던 활동에 대한 관심 상실이다.

우울증 극복을 위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신체 활동을 하면 정신 건강을 개선하고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며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한다.

운동은 기분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뇌의 기분 좋은 화학 물질인 엔도르핀을 방출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즐기는 활동에 참여할 때 활동적이고 정신적으로 집중하며 목적의식을 가질 가능성이 더 크다. 또한 활동적이고 참여하는 것은 우울증 증상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 상호 작용을 포함하는 활동은 우울증 환자에게 흔한 외로움과 고립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울증 증상을 인식하는 것이 도움을 받기 위한 첫 번째 단계

우울증 증상을 겪고 있다면 혼자가 아니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나 가족에게 연락하든, 정신 건강 전문가와 약속을 잡든, 위기 핫라인에 연락을 취하든,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을 구하면 증상을 관리하고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 /사진=프리픽

A씨는 서울의 한 신경정신과에 다닌 지 몇 개월이 지났다고 말했다. 공황장애와 양극성 장애 초기 증세로 매주 월요일마다 병원을 찾아 약처방을 받고, 지낸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일상에서 힘들거나 특이 사항이 있었는지 의사와 상담을 하면서 꾸준하게 불안과 우울감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처음 갔을 때 의사 선생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 거냐'는 질문에 '우리 몸에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평소에 몸의 회복과 인내를 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그게 다 소진됐다는 이야기다.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답해주셨다"

"약 처방은 매주 몸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있거나 잘 맞지 않는 경우 맞는 약으로 바꿔주고, 줄여주거나 늘려주기도 하면서 체크를 한다. 워낙 항우울제 관련 약이 다양하다고 들었다"

특별히 "정신과 상담 비용은 초진이 3~5만 원 정도였던 것 같고, 그다음부터는 약 1만5천 원 정도로 생각보다 아주 싸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 맘이 많이 힘든 분들이 있다면 정신과를 찾아가 보시라"고 추천했다.

그러면서 "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약을 먹으면서 도움을 받고, 실제 도움이 되기 때문에. 3개월 이상 일상이 원래 정상적인 패턴으로 돌아와 회복된다면 서서히 약을 줄여가면서 약을 끊는 방식이라고 의사 선생님이 이야기해 주셨다"라고 기대했다.

어떤 특별한 문제 때문에 우울한 경우 의사가 이를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스스로 극복해나갈 시간과 기운을 버는데 도움을 줄 것은 확실하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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