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인 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단 이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고, 설령 만들었다고 해도 기존의 소재를 대체할 가치를 확보하는 것은 어지간한 차이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소재의 등장 혹은 소재의 재발견은 큰 바람을 가져온다.

크리스탈신소재 로고
크리스탈신소재 로고

지난주 크리스탈신소재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배경에는 '고품질 그래핀 용액 개발 성공'이라는 뉴스가 작용했다. 소위 '꿈의 신소재'라고 일컬어지는 그래핀(graphene)은 디스플레이·반도체·태양전지·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소재다. 2010년 노벨물리학 상을 그래핀을 얻는 새로운 방법이 수상했을 정도.

크리스탈신소재는 신형 그래핀 분산액을 활용해 보다 두께가 얇고 균일한 직경 분포를 보이며 높은 전도율을 갖는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개한다. 아울러 높은 구조적 안정성과 적은 구조적 결함을 보인다는 장점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달 초 주식시장에서 화제가 됐던 것 중에 하나로 페라이트(ferrite)를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테슬라는 '투자자의 날'에 차세대 전기차 모터 부품으로 기존에 쓰이던 희토류로 만든 영구 자석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최근 페라이트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미국 현지의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관련 주들이 들썩인 것이다.

삼화전기와 씨큐브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나, 상신전자·유니온머트리얼·한일화학 등이 한차례 이상 상한가와 높은 상승을 동반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HTS에 분류가 될 만큼 시장에서 새로운 테마로 자리 잡기까지 했다. 하지만 기대감 이상을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현재의 페라이트가 희토류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테슬라가 당장에 적용을 나서겠다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전기자동차 영역에서 페라이트 성능이 확인된 바 없고 페라이트가 한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수혜를 기대할 만한 대상이 불명확하다. 결국 페라이트 관련주라고 급상승했던 종목들이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한 것도 진정하기 시작한 테마주의 전형적인 모습이자 또 하나의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탈신소재의 새로운 기술도 반가운 소식일 수 있지만 경계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제 개발된 기술로 3일 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 상식적인 모습은 아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지난해 11월 최고 전도율 그래핀 분말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으로 한차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지속성은 없었다는 것도 기억할 만하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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