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군인 코로나 팬데믹 동안 과체중·비만 증가
지난해 육군 신병 1만 5000명 모집 못해.. 해당 연령층 비만도 주요 원인
과체중·비만이 군 전투력 유지에 복병으로 작용

코로나 팬데믹이 미군을 위험에 빠트렸다? 코로나19 질병의 파괴력보다 팬데믹 기간이 가져온 비만이 더 큰 후유증을 가져오고 있는 모습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체중 증가로 미군 병사 1만명이 비만에 빠졌다' 기사 / abc뉴스 갈무리
'팬데믹으로 인한 체중 증가로 미군 병사 1만명이 비만에 빠졌다' 기사 / abc뉴스 갈무리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국립군의관의과대학교(Uniformed Services University of the Health Sciences) 보건 서비스 연구센터 책임자인 트레이시 페레즈 코엘무스(Tracey Perez Koehlmoos) 박사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군의 비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에서만 2019년 2월부터 2021년 6월 사이에 거의 1만 명의 현역 군인이 비만에 걸렸는데, 이는 조사 대상 병력의 거의 4분의 1 비율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해군과 해병대에서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말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팬데믹 이전에 건강했던 군인 중 약 27%가 과체중이 되었고, 과체중이었던 사람들 중 약 16%가 비만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팬데믹 이전에는 병사 중 약 18%가 비만이었던 것이 2021년에는 23%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체중 상태를 상태를 분류하는데 표준 BMI와 체질량지수를 활용, BMI가 25에서 30 미만인 사람은 과체중으로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BMI가 근육량이나 근본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널리 사용되는 기법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지 않다.

코엘무스 박사는 최근의 데이터는 올해 말에야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러한 추세가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아 미군의 전투 준비 태세가 우려된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한 abc 뉴스는 군대가 과체중으로 매년 65만일 이상의 근무일수를 잃고 있고, 현역 및 전직 군인과 그 가족의 비만 관련 의료비용이 연간 15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를 넘는다는 연방 연구 결과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사실 미국이 국방과 관련해서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미 국방부가 충원 계획이었던 육군 신병 가운데 25%인 1만 5000명을 모집하지 못했는데, 이에 대해 청년층의 비만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9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에 지원할 자격이 있는 연령의 청년들 중 77%가 신체검사를 통과할 수 없는 결격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중에서 비만에 해당하는 청년이 11%를 차지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2021년 11월 존스홉킨스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8~25세 미국인의 56%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 / 미 육군 홈페이지
크리스틴 워머스 미 육군장관 / 미 육군 홈페이지

보고서 내용에 대해 크리스틴 워머스(Christine E. Wormuth) 미 육군장관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너무 타이트하고 젊은이들의 군 복무 의지가 엷어졌으며 육군 기준에 못미치는 청년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면서 "미국 청년층에서 비만 등 때문에 23%만 육군 기준에 충족되고 있어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과체중 및 비만은 부상의 위험을 높이고 군인으로써의 신체적 요구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가져온다. 당연히 이는 군의 전투력을 유지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모병제를 기반으로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해온 미국이 의외의 복병을 만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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