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물원 판다 '린후이', 귀국 6개월여 앞두고 돌연사
중국 외교부 애도 성명 발표
'판다 외교'·멸종 위기 취약종·특유의 생김새로 높은 인기와 관심
외교적 의미로 껄끄러운 분위기의 원인이 되기도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에 있던 암컷 자이언트 판다 '린후이'가 지난 19일(현지시각) 갑작스레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살의 린후이는 중국으로의 귀국을 6개월여 앞두고 있었다.

판다 '린후이' 돌연사 소식 / abc뉴스 갈무리
판다 '린후이' 돌연사 소식 / abc뉴스 갈무리

사인이 즉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ABC 뉴스에 따르면 동물원 책임자 우티차이 무앙문(Wutthichai Muangmun)은 숨지기 하루 전 아침에 병에 걸린 것처럼 보였고, 식사 후 누웠을 때 코에서 피가 나는 것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이에 태국과 중국 공동 수의사 팀의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담당 수의사 테와랏 베이마낫(Tewarat Vejmanat)은 "고령의 린후이는 매일 건강 검진을 받았고, 병에 걸리기 전에 병의 징후나 행동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린후이는 수컷 판다 '촹촹'과 2003년에 치앙마이 동물원에 왔고, 10년 대여 후 10년이 더 연장된 상태였다. 그동안 2009년 인공수정을 통해 암컷 '린핑'을 낳았으며, 촹촹은 2019년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리고 올해 10월 중국으로 다시 돌아갈 예정이었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상대국에 우호의 표시로 판다를 '대여'하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대여이기 때문에 모든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 국적으로 인정하며 관리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판다 린후이의 죽음에 슬퍼하고 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만 보더라도 의미가 남다름을 엿볼 수 있다.

판다는 중국의 특별한 관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 취약종이라는 점, 특유의 생김새 때문에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지난 2월에는 2017년 일본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컷 판다 '샹샹'이 중국으로 귀국하는 모습을 중국 현지 매체들이 생중계했는가 하면,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 시립동물원에서 판다 '퇀퇀'이 죽자 대만 정치권에서 애도의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판다에 외교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보니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2월 미국 멤피스 동물원에서 25살 수컷 판다 '러러'가 돌연사 하자 중국에서는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을 바탕으로 함께 대여한 암컷 '야야'를 조기 반환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판다 사육에 드는 비용과 중국에 지급하는 임대료 등에 부담을 느껴 조기 반환하는 일도 생기고 있는데,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지난해 7월 푸바오 생일 / 뉴시스
지난해 7월 푸바오 생일, 대나무와 당근으로 만들어진 케잌 / 사진=뉴시스

한편, 2020년 우리나라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도 조만간 중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판다의 개체 수를 늘리기 위해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의 경우 짝짓기 적령기인 3~4살에 귀국시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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