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일어났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만감(萬感)을 느껴본다. [편집자주]

또 시작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놓고 다시금 관련주들이라며 들썩거린다.

한 장관은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임기 시작부터 여러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보니 높은 주목도를 가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부각된 인물은 자연스럽게 이후 쓰임에 대한 설왕설래가 따르기 마련인데, 총선을 1년여 앞둔 요즘 여야 모두에서 한 장관의 등판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이는 소위 '한동훈 관련주'의 시세 재료로 작용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시스

얼마 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도 나타났지만 법조인 출신들의 관련주는 주로 사법시험과 연수원 기수를 근거로 한다. 같은 대학 법학과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범위가 너무 넓고 겹치는 정치인들이 많다 보니 요새는 별로 안 갖다 붙이는 분위기다. 앞으로 로스쿨 출신들의 정계 활동이 활발해지면 같은 로스쿨 출신으로 엮는 패턴은 충분히 생길 수 있겠지만.

아무튼 한동훈 장관은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7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13일 오파스넷의 상한가는 사외이사인 신동훈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가 한 장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따른다. 그도 그럴 것이 오파스넷은 네트워크 통합 전문기업으로 이날 관련 섹터의 다른 종목들 중에 튀는 종목은 거의 없었다. 지난달 21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전년도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아진 결과를 발표했지만 별다른 반응도 없던 상황이다.

사실 이미 전적이 있다. 지난해 4월 한 장관이 후보자로 임명되자 오파스넷은 한차례 상한가에 가까운 급등을 포함, 주가가 2주 동안 4000원 즈음에서 6500원을 넘는 큰 폭의 상승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청문회를 전후로 큰 변동폭을 보였고, 지난해 말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높아지는 국면에서도 상당한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오파스넷 뿐만이 아니다. 부방은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마찬가지로 서울대·컬럼비아 로스쿨을 나왔고, 사법연수원에서 한 기수 차이가 난다고 관련주로 묶이며 움직인다. 태양금속은 대표가 한 장관과 같은 '청주 한씨'라는 점이 부각된다. 그리고 이런 식의 종목은 더 있다.

지난 칼럼에서 거론했던, 더구나 잘못된 사실로 김기현 당대표와 엮였던 나무기술을 보자. 당선이 결정된 3월 8일의 정확히 한 달 전인 2월 8일이 고점이고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등이 개선됐음에도 반응은 없다.

정치 테마주는 사실은 별로 따지지 않는다.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에 따라가는 경향이 짙고 거기엔 불투명한 시간이 함께한다. 그래서 기준을 잡을 수 없다.

참, 오파스넷 만큼은 아니지만 장중 20% 이상의 상승을 보인 부방은 한 장관과 엮이던 사외이사가 이미 지난해 사퇴한 상황이다. 뭐 김기현 당대표와 나무기술 감사가 연수원 동기라는 루머가 사실이 아님에도 무시됐던 것처럼 이 사실도 그다지 들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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