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지난달 22일 폭염특보가 발효된 이후 11째 무더위
지난달 31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대구 8명, 경북 100명
경북에서는 191개 농가 가축 5만7850마리가 폐사

대구지역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인 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고모동 수성패밀리파크를 찾은 어린이들이 바닥에서 나오는 시원한 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대구지역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인 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고모동 수성패밀리파크를 찾은 어린이들이 바닥에서 나오는 시원한 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1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대구는 지난달 22일 폭염특보가 발효된 이후 11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낮 수은주는 경북 경주 36.7도, 대구 35.6도까지 치솟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대구 8명, 경북 100명이다. 경북은 경기(125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온열질환자가 많았다.

온열질환자 대부분은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찾아온 지난달 28일 이후 집중됐다.

주로 논밭과 작업장, 길가에서 쓰러진 경우가 과반이다. 대부분이 두통과 어지러움, 탈진, 구토,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호소해 병원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23일 경북 청도군에서는 텃밭을 가꾸던 A(82·여)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올해 첫 온열질환 사망자다.

폭염 속 가축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을 기준으로 경북에서는 191개 농가 가축 5만7850마리가 폐사했다.

폭염에 취약한 닭 폐사가 34개 농가 5만4206마리에 이른다. 157개 농가에서는 돼지 2644마리가 폐사했다.

시·군 별로 보면 영천 지역 폭염 피해가 가장 크고 의성, 상주 순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면서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제공=환경부]
[제공=환경부]

 

의학신문에 따르면, 온열질환은 대표적으로 서늘한 곳에서 휴식과 수분 보충만으로 회복할 수 있는 ‘일사병’과 사망률이 80%에 이르는 ‘열사병’이 있으며, 이 두 질환은 반드시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일사병’은 가장 흔한 온열질환으로 장시간 땀을 흘린 상태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아 탈수로 발생하는 경우와 수분을 물로만 보충하여 몸 안의 전해질이 감소한 경우에 발생한다. 중심체온이 40도를 넘지 않으며, 중추신경계의 이상은 없다.

증상으로는 즉시 회복되는 실신, 30분 내로 완전히 회복되는 어지러움과 약간의 정신 혼란, 구역감, 두통 등이 있으며, 보통 온몸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는다. 

‘열사병’은 주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에게서 발생하며, 중심체온이 40도를 넘고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긴다. 일사병과 구별되는 증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의식변화, 행동변화, 환각, 발작 등이 있으며, 땀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열에 의하여 뇌세포와 간세포, 신장, 근육 등에 손상이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회복된 후에도 합병증이 남는 경우가 있다.

열사병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중심체온을 빠르게 낮추는 것이다. 이때 해열제는 효과가 없으며,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환자에게 음료를 먹이는 것은 기도를 막을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냉각 방법은 ‘증발에 의한 방법’과 ‘침수에 의한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증발 냉각법’은 미지근한 물을 몸에 뿌려주고 선풍기 바람을 쏘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차가운 물을 뿌리는 것은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 열 발산을 방해할 수 있다. 

‘침수법’은 말 그대로 차가운 물에 몸 전체를 담그는 방법으로 야외에서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몸을 담그는 과정에서 기도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 외에도 머리,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얼음주머니를 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119에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포인트경제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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