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분말 맥주... 전혀 없었던 시도는 아니다
수송이 간편하고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현재 개발된 분말 맥주는 무알코올에 탄산은 없어.. 추가 개발 중
과거 '팔코올'의 사례처럼 알코올이 함유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문제 제기될 듯

최근 4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독일 양조 회사 노이젤러 클로스터브로이(Neuzeller Klosterbräu)가 분말 맥주를 개발했다고 밝히며 화제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이 분말에 물을 붓고 젓기만 하면 라거 맥주로 변한다는 것이다.

맥주 분말 / rbb24 갈무리
맥주 분말 / rbb24 갈무리

분말은 기존 맥주 제조 방법으로 양조한 후에 재가공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들의 발표에 따르면 분말 맥주는 세계 최초라고.

분말 맥주 개발 이유는 맥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감축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보통 500ml의 맥주에 병의 무게가 더해지면 1kg가량이 되는데 45g의 분말이 이를 대체할 경우 수송할 때 요구되는 연료 사용량이나 운송 비용 등에서 큰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모든 맥주를 분말 맥주로 전환하게 되면 독일 온실가스 배출량의 3~5%, 전 세계 배출량의 0.5%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다만 이들이 개발한 분말 맥주는 무알코올 음료고 탄산도 없다. 회사는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기존의 맥주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알코올이 함유된 분말 맥주가 개발이 되는 것도 한편으론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2015년 미국에서는 ‘팔코올(Palcohol)’이라고 불리는 술가루가 주류담배과세무역청(TTB)의 허가까지 받았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판매 금지되며 사라진 적이 있다. 립스마크(Lipsmark)사에서 나온 팔코올은 물과 섞을 경우 보드카와 럼 그리고 몇 가지의 칵테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분말 가루다.

팔코올 /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팔코올 /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이를 개발한 립스마크의 마크 필립스(Mark Phillips) 대표는 이동 중에도 가볍고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술이라고 소개하며 요리의 재료나 비상 소독제 등으로도 쓸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주류 반입이 금지된 곳에 몰래 가지고 들어가거나 미성년층의 오용 등이 우려되었고, 알래스카와 델라웨어 주를 시작으로 여러 주에서 분말 알코올 금지법이 제정되기 시작하면서 사라졌다.

분말 맥주도 마찬가지다. 이번 개발까지는 흥미롭게 다가오고 탄소발자국을 앞세워 설득력을 얻고자 하지만 알코올이 함유되기 시작할 경우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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