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흥 UNIST 교수팀, 일산화질소 전달 이용한 혈관 확장 조절법 개발
빛반응 선택적 혈관확장 효과로 응급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
국제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 ‘켐(Chem)’에 발표

전조 증상 없이 갑작스럽게 실명으로 이러질 수 있는 응급질환인 '망막혈관폐쇄질환(Retinal vascular occlusion)'.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물리적 안구 마사지나 항체 주사 등의 치료법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수술적 치료법인 혈전용해술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어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조재홍 교수 연구팀과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염 교수팀, KAIST 백무현 교수팀이 함께 선택적인 일산화질소 전달체로서 안정적인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6일 저명 국제학술지인 셀(Cell)의 자매지인 ‘켐(Chem)’에 논문명 'Photodynamic treatment of acute vascular occlusion by using an iron–nitrosyl complex'로 발표됐다.

공동 연구진 사진(왼쪽상단부터 서울아산병원 이준엽 교수, 김수진 연구원, UNSIT 조재흥 교수, 최지수 연구원, KAIST 백무현 교수, 김준형 연구원) /UNIST 제공

이들 공동연구팀은 동물모델 실험에서 혈관이 확장되고 폐쇄된 혈관의 흐름이 복구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산화질소는 우리 몸 안에서 다양한 생리학적 기능을 수행하며, 혈관 확장, 면역기능 조절, 뇌신경 가소성 등 많은 역할을 한다. 특히, 일산화질소로 인한 혈관 확장 작용은 혈관 내부의 근육을 이완시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일산화질소는 혈관 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주요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산화질소의 불안정한 특성으로 인해 사용에 많은 제약 따른다"

지금까지 불안정한 일산화질소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화합물에 독성이 존재하고 일산화질소의 전달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 막힌 혈관이 선택적으로 복구되는 것을 관측하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체내에 존재하는 일산화질소 결합 단백질의 활성 자리를 모방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를 합성해 화합물에 빛을 비춰 원하는 시간에, 특정 부위로 일산화질소를 전달했다.

시공간적 일산화질소 전달을 통한 혈관폐쇄질환 치료 반응 도식 : 금속–일산화질소 복합체는 불안정한 일산화질소를 안정화시켜 운반할 수 있는 전달체로 알려져 있다. 새롭게 개발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를 이용하여 망막 혈관의 확장과 막힌 혈관의 재관류를 확인했다.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혈관폐쇄질환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UNIST 제공

이를 통해 막힌 부위의 혈관이 확장해 효과적으로 흐름을 복구하는 것이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 실험으로 동물모델에서 사공간적인 일산화질소 전달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안전한 혈관폐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증명한 혈관확장제의 안구 내 투여 후 빛을 이용한 치료 효과의 세밀한 조절은 즉각적인 재관류를 유도하여 시력을 보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응급실이나 진료실에 내원하는 혈관폐쇄 환자들에게 조만간 근본적인 치료를 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재흥 UN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생체 내에서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는 일산화질소를 생체 모사를 통해 안정화시켜 사용에 어려움이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 자극을 통해 필요한 양을 선택적으로 전달하여 급성 혈관폐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이는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치료 방법(first-in-class)으로, 향후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인트경제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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