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높은 오타니에 대한 관심이 야구장 광고판으로 이어져
오타니가 기대 있던 난간의 광고 '아사히 식품' 관심받아
코로나 팬데믹 당시 ESPN이 중계한 KBO 경기에서 큰 화제가 됐던 김준현 피자 광고
오뚜기와 농심은 해외 야구팬을 겨냥한 영문 광고 시작하기도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2023 World Baseball Classic, WBC)이 한창이다. 비록 우리나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탈락했지만,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자주 보기 힘든 국가대항전이자 슈퍼스타들이 국가대표를 달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에 대한 관심은 으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으로 최상위권 성적을 내는 오타니는 일본 선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다. 야구 실력 외에도 잘생긴 외모와 당당한 신체조건, 겸손함과 성실함 등이 돋보여 단점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WBC에서의 활약도 명불허전이다. 당연히 일본 현지에서의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경기장 내외, 일거수일투족에 관한 내용은 물론 시시콜콜한 스토리도 뉴스로 만들어져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높은 주목도는 야구장 내 광고판과 관련해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더그아웃의 오타니 쇼헤이와 아사히 식품 광고판 / 고치신문 트위터
더그아웃의 오타니 쇼헤이와 아사히 식품 광고판 / 고치신문 트위터

야구는 경기 특성상 중계 간에 주요 선수들을 비추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일본 경기 중계방송에서도 일본 측 더그아웃에 있는 오타니를 자주 비췄는데, 그가 기대고 있는 난간에 광고 간판이 함께 잡히며 관심을 끌었다.

간판에 광고를 차지하고 있던 회사는 올해로 창업 100년이 된 '아사히 식품(旭食品)'이다. 일반가공식품과 냉동·냉장식품, 주류, 과자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데, 이번 중계방송과 동영상의 댓글에서 자주 언급되며 오타니의 수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평소 야구장 광고판이 화제가 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확실히 집중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남달라 보인다. 지난 코로나 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2020년 5월 우리나라에서는 KBO 리그가 시작됐지만 메이저리그는 코로나로 인해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었다. 이에 ESPN은 KBO 리그 중계권을 사들이며 미국에 방송하기 시작했는데, 개막전이던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통해 가장 유명해진 것은 뜬금없이 코미디언 김준현이었다.

화제가 됐던 김준현 광고 / Céspedes Family BBQ 트위터
화제가 됐던 김준현 광고 / Céspedes Family BBQ 트위터

경기가 있던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외야 펜스에는 김준현이 피자를 들고 있는 광고판이 있었는데 공이 뻗어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중계를 보던 미국 야구팬들은 이에 큰 관심을 보였고, 트위터에서는 여러 캡처본과 함께 '피자 가이(pizza guy)'라고 불리며 화제가 됐던 것이다.

얼마 후 오뚜기와 농심은 야구장 광고판에 영문을 사용하기 시작하는 변화를 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오뚜기 로고 밑에는 ‘OTTOGI’가 들어가고, 제품명인 '진라면' 대신 ‘JinRamen’이 쓰이는 식이다.

과거 오뚜기는 류현진을 진라면 모델로 섭외한 바 있고, 당시 농심은 영화 '기생충'의 영향으로 외국에서 '짜파구리'에 관심이 높아졌던 만큼 해외 마케팅이 요구되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야구에 목말라 있던 해외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영문 광고로 활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포인트경제 송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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