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껍질을 재활용해서 만든 크릴디자인의 '오미 램프'
3D 프린팅 원료로 만들어서 친환경 제품으로 재탄생
오렌지와 선인장 폐기물을 재활용한 '오호스킨'으로 만든 가방 '가니 부 백'
미쉐린의 지속 가능한 원료를 사용한 타이어의 주요 재료로도 활용

오미 램프 / 크릴디자인 홈페이지
오미 램프 / 크릴디자인 홈페이지

2018년 밀라노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크릴디자인(Krill Design)은 플라스틱이 아닌 음식물 쓰레기에서 재료를 얻어 3D 프린팅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주목받는다. ‘오미(Ohmie) 램프’는 이들이 생산하는 3가지 컬렉션 중 오렌지 껍질로 만드는 '리베라(Ribera) 컬렉션'의 하나다.

리크릴 / 크릴디자인 홈페이지
리크릴 / 크릴디자인 홈페이지

이들이 제품을 제작하는 것은 3D 프린팅을 위한 원료인 펠릿(pellet)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리크릴(Rekrill)'이라고 명명된 이 소재는 오렌지 껍질을 건조해 곱게 갈고 식물성 바이오 폴리머와 섞는 과정을 거치면 완성된다. 리크릴로 3D 프린팅을 통해 오미 램프가 만들어지는 시간은 약 3시간 정도이며, 별도의 폐기물은 나오지 않는다. 램프의 수명이 다하게 되면 전선과 같은 폐기물을 제외한 부분은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거나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왼쪽) 레몬껍질로 만든 잡지 꽂이 (오른쪽) 커피로 만든 인센스 홀더 / 크릴디자인 홈페이지
(왼쪽) 레몬껍질로 만든 잡지 꽂이 (오른쪽) 커피로 만든 인센스 홀더 / 크릴디자인 홈페이지

크릴디자인은 오렌지 껍질 외에도 레몬 껍질과 커피를 리크릴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레몬 껍질 리크릴로 만드는 '아말피(Amalfi) 컬렉션'의 잡지꽂이나 커피 리크릴로 만드는 '나폴리(Napoli) 컬렉션'의 인센스 홀더도 오미 램프 못지않은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덴마크 패션 브랜드 가니(Ganni)는 이탈리아 직물 브랜드 오호스킨(Ohoskin)과의 협업을 통해 '가니 부 백(Bou Bag)'을 선보였다. 2019년에 시작된 스타트업의 사명이자 소재 이름인 오호스킨은 시칠리아 오렌지와 선인장 폐기물을 재활용 플라스틱과 결합한 소재다.

코펜하겐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가니 부 백' / 오호스킨 홈페이지 갈무리
코펜하겐 패션위크에서 공개된 '가니 부 백' / 오호스킨 홈페이지 갈무리

시칠리아의 대표적인 과일인 오렌지는 연간 140만 톤의 부산물을 유발하는데 이는 섬 경제의 금전적·환경적 비용으로 이어진다. 선인장의 경우 고온에 강하고 물을 거의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재배에 있어 지속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오호스킨은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하게 됐다.

가니의 디테 레프스트럽(Ditte Reffstrup)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고급스러운 가죽 느낌이 나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했다"라며 "우리 팀이 실제로 테스트했는데 진짜 가죽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매우 어려웠다. 많은 사람들이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다"라고 할 정도로 오호스킨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한다.

타이어는 특성상 유해한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환경오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ESG 경영이 필수적이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타이어 회사들의 대응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미쉐린(Michelin)은 오렌지 껍질에서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포르쉐 718 카이맨 GT4 e퍼포먼스와 미쉐린의 지속 가능한 재료 53% 타이어 / 미쉐린 홈페이지 갈무리
포르쉐 718 카이맨 GT4 e퍼포먼스와 미쉐린의 지속 가능한 재료 53% 타이어 / 미쉐린 홈페이지 갈무리

미쉐린은 지난 2021년 지속 가능한 원료의 비중이 46%인 친환경 타이어 시제품을 내놓은 바 있는데 여기에는 오렌지 껍질과 해바라기 기름, 소나무 수지 등이 활용됐다. 원래 석유 부산물에서 추출하던 리모넨을 오렌지 껍질에서 뽑아낸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지난해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2022 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처음 선보인 '포르쉐 718 카이맨 GT4 e퍼포먼스(Porsche 718 Cayman GT4 ePerformance)'에는 미쉐린이 지속 가능한 재료 비중을 53%까지 높인 타이어가 장착되기도 했다.

이 타이어들은 모터스포츠용으로 제작되었는데 트랙에서 주행하는 타이어에 요구되는 내구성은 일반 타이어보다 훨씬 높은 것을 고려한 것이다.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일반 타이어의 제작도 한결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미쉐린은 2050년까지 생산하는 모든 타이어를 100% 지속 가능한 원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포인트경제 심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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